청주시 "시민위 판단 구하겠다...의혹 철저히 조사"
시민위원회 "위원 의견수렴 등 11일 여론 재조사 여부 결정"

KTX오송역 명칭 개정 시민위원회 유철웅 위원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26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 신동빈
KTX오송역 명칭 개정 시민위원회 유철웅 위원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26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KTX 오송역 개정 명칭이 '청주오송역'으로 결정됐으나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개명 작업이 안갯속에 빠졌다.

청주시 교통정책과는 6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여론조사를 세밀히 확인해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에 의견을 전달, 시민위의 신중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 여론조사와 관련해 최근 일부 언론에서 표현하고 있는 '청주시의 의도대로'라는 표현은 청주시가 그동안 견지해 온 입장과는 동떨어진 표현"이라며 "또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론조사과정의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있어 중립을 유지해왔으나, 일부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경중을 세밀히 확인, 시민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해 시민위원회의 신중한 판단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위는 지난달 28일 오송역을 '청주오송역'으로 바꾸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지난 7∼8월 청주지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5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6%가 오송역 명칭 개정에 찬성했고, 바람직한 명칭으로는 '청주오송역'을 꼽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오송읍 주민 8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9.7%가 개정에 찬성했고, 새 명칭 역시 '청주오송역'을 선택했다.

KTX오송역 전경 /중부매일DB
KTX오송역 전경 /중부매일DB

그러나 오송지역의 한 마을 이장이 "설문 대상 주민을 직접 선정해 전화로 가족 의견까지 물어 2∼3명분의 설문지를 대신 작성했다"고 밝혀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장은 또 '어떻게 답변해야 하느냐'는 주민들의 질문에 "찬성으로 표시하라"고 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업체인 엠앤엠리서치 관계자는 "이장이 적극적으로 협조한 마을에서는 여론조사 참여율이 높았지만 비협조적인 곳에서는 설문 참여율이 저조했다"며 이장 성향에 따라 여론이 형성됐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오송역 명칭 개정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으나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 시민위 의견을 듣기로 했다.

시민위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어 여론 재조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민위 관계자는 "청주시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후 위원 의견을 수렴, 여론 재조사 여부 등 향후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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