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정원 영상미디어부 차장

'임꺽정도 반한 HOT 빨간 맛!'이라는 주제로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4일간 괴산군청 앞 광장 일원에서 펼쳐진 '2018 괴산고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괴산군청 <br>
'임꺽정도 반한 HOT 빨간 맛!'이라는 주제로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4일간 괴산군청 앞 광장 일원에서 펼쳐진 '2018 괴산고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괴산군청 <br>

[중부매일 기자수첩 이정원] 유난히 힘들었던 여름이 지나고 축제의 계절 가을이 왔다. 충북지역의 굵직굵직한 지역축제가 이때쯤 열린다.
 
한국의 지역축제는 민선단체장 출범과 그 맥락을 함께한다. 문체부에 따르면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이 투표로 선출되면서 이전 191개에서 이후 938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축제가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해 남발되자 정부는 2017년 '축제 예산 총액한도제'를 도입해 지방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해 심의 받도록 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있다.
 
지역 축제 중 그나마 지속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곳은 보은 대추축제, 괴산 고추축제등 지역 농특산물과 관련된 축제다. 하지만 이 마저도 농특산물을 빼면 비슷하다. 특히, 올해는 폭염에 특산물자체가 가격이 올랐다. 예로 괴산고추축제의 고추가격은 지난해 대비 1근(600g)당 6천원이나 폭등한 1만8천원에 거래돼 소비자는 비싸고 판매자는 물건이 부족한 속상한 상황이 됐다.
 
농특산물과 관련된 지역축제의 핵심은 직거래다. 소비자는 그 먼 길을 붕어빵 처럼 똑같은 식상한 이벤트 따위를 보려온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축제는 보다 그 기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올해 4월 20일 원주 '농업인 시장'이 개장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장은 원주교~봉평고 사이 원주천 둔치에 조성됐으며 12월 10일까지 매일 오전 4~9시까지 운영되는 새벽장터다.
 
화려하진 않지만 이 장터에는 13개 읍면동 333명의 농민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 들고 소비자와 만난다. 실명제와원산지표시제를 도입했고 불량농산물은 즉시 교환해 믿을 수 있는 장터를 운영하려 노력한다. 특히 장터가 끝나면 원래의 기능인 주차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지속가능하다.
 

이정원 영상미디어부 차장
이정원 영상미디어부 차장

충북에는 청주시라는 원주시보다 더 큰 지역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80만명의 시장이 있다. 도의 농특산물과 관련된 축제의 통합적인 관리와 원주시처럼 생산자와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상설직거래시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농산물이 제값에 팔려나갈 것이고, 도민들은 지역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먹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산지소(지역생산 지역소비)'가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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