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05.10. / 뉴시스
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05.10. / 뉴시스

[중부매일 사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40%대로 주저앉았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멈출지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주전보다 4%포인트(p) 하락한 49%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한국갤럽과 비슷한 시기에 조사(1천504명)해 발표한 지지도(52.9%)도 낮았다. 문 대통령 지지율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경제실정이었다. 경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민심은 더욱 싸늘해질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고공비행하다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지지율이 정점(頂點)을 찍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6.13지방 선거에서 압승했다. 민심의 선택을 받아 지방권력을 장악하면서 청와대는 날개를 달은 듯했지만 역대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여론과의 밀월(蜜月)'도 끝나가고 있다. '한반도 해빙무드'에 가려져 있던 개혁이라는 이름의 민생·경제 정책이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대라면 청와대가 긴장할만한 수치다. 원활한 국정추진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향후 정국은 호재보다 악재가 지뢰처럼 깔려있어 지지율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모든 정권은 취임 첫해에 개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보고 고삐를 강하게 당긴다. 높은 지지율과 국민적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취임 한 달 후 지지율이 84%(한국갤럽)에 달했던 문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 박근혜 전 대통령부터 잡아넣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논쟁적인 구호를 내걸고 내친김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칼을 댔다. 이와 함께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됐던 상황에서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역시 '민생고(民生苦)'에 국민들이 마음을 돌렸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 반(反)기업^친(親) 노동 성향,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률, 탈(脫) 원전 부작용,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편안, 천정부지로 오르는 서울집값 등이 잇따라 논란과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청와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달라졌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문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국민들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1%), '대북 관계·친북 성향'(8%), '최저임금 인상'(7%), '부동산 정책',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이상 6%)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최근 소득주도성장 실패론이 나오자 이번엔 '포용국가'를 들고 나왔다. 국민의 삶을 전(全)생애주기에 걸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약속한 복지정책 예산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 호주머니속에서 나와야 한다. 당장 내년에 국민이 소득에서 떼이는 사회보험료와 세금 부담이 30%를 넘는다고 한다. 이러니 국민여론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책 방향이 잘못됐으면 바꾸는 것이 옳다. 정책은 고집스레 밀어붙이면서 '어젠다'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국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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