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미래다] 1. '위기를 기회로' 부산시
전국 첫 가족친화기업 인증 기업
10년전부터 워라밸 시행 발전견인

전국 최초로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선보공업 최금식 회장이 "조선경기 불황에도 32년간 인적 구조조정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 김미정
전국 최초로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선보공업 최금식 회장이 "조선경기 불황에도 32년간 인적 구조조정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조선업계 불황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부산. 선박 엔진부품을 만드는 조선기자재업체인 ㈜선보공업(회장 최금식·부산시 사하구 다대동)은 1986년 창립 이후 단 한번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2008년 중소기업으로는 전국 최초로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는 등 10년째 워라밸(일·삶 균형)을 실천하면서 인력자원을 챙겨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된 선보공업은 좋은 일자리의 원동력으로 '가족친화경영'을 꼽는다.

"10년째 조선경기가 어려워서 조선기자재기업 대부분이 대대적 구조조정을 했어요. 회사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구조조정이지만 어떻게 '가족'을 내보냅니까. 우리는 공장을 매각하고 복지제도를 줄여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1986년 ㈜선보공업을 창업한 최금식 회장은 32년간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불황에 공장 8곳 중 2곳을 매각하고 일부 직원복지제도를 축소했을뿐이다.

'직원=가족'이라는 '선보패밀리' 문화가 강한 선보공업은 끈끈한 동료애가 애사심으로, 애사심이 회사성장으로 이어졌다.

선보공업은 '직원은 가족'이라는 마인드 아래 직원들의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가족여름캠프 모습. / 선보공업 제공
선보공업은 '직원은 가족'이라는 마인드 아래 직원들의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직원 자녀 여름캠프 모습. / 선보공업 제공

전 직원 650여명을 위한 풍성한 복지제도가 단연 눈길을 끈다.

매주 수요일에는 가족과 함께 하라는 취지에서 '가정의 날'을 운영한지 10년이 됐다. 오후 5시 강제소등해 조기 귀가를 유도한다.

직원의 결혼기념일·배우자 생일·본인생일 3가지 날에는 케이크, 샴페인, 꽃다발을 회사가 준비해 함께 축하했다. 올해 7월부터는 경영침체로 본인 생일만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출산축하금으로 첫째아 30만원, 둘째아 50만원, 셋째아 300만원을 지급해 가족의 탄생을 함께 축하한다. 300만원에 달하는 난임부부 시술비도 2회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나눈다. 최우호 설계부장은 지난해 출산축하금 300만원을 받았다.

선보공업은 전 직원 650명으로 8개 공장 중 2개 공장을 매각하고 현재 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사진은 생산라인 모습. / 김미정
선보공업은 전 직원 650명으로 8개 공장 중 2개 공장을 매각하고 현재 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사진은 생산라인 모습. / 김미정

자녀입학축하금으로 초·중·고·대학교 각 10만·30만·50만·100만원을 주고, 가족과 휴일을 즐기도록 월 1회 문화행사를 지원해준다(티켓값 50%). 예연희(39·여)  사원은 "8월에 딸과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봤다"면서 "회사의 배려 덕에 문화도 즐기고 가족과 좋은 추억도 쌓는다"며 좋아했다.

신입사원 입사 1주년 기념 부모 초청 돌잔치, 재난구호자금 최대 500만원 등도 있다

3년째 시행중인 유연근무제에는 30명, 시간선택제에는 3명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육아를 하는 기혼 여직원들에게 호응이 좋다.

예연희(39·여) 사원은 2002년 입사했다가 2009년 결혼·출산으로 회사를 그만둔뒤 8년만인 2017년 9월 재입사했다. 시간선택제 근무로 1시간 늦게 출근하고 2시간 일찍 퇴근하는 그녀는 퇴근길에 둘째를 어린이집에서 픽업해 귀가한다. 예씨는 "아이들을 학교·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어서 좋고, 예전에 했던 업무를 맡아 업무스트레스가 없다"며 좋아했다.

4살배기 쌍둥이를 기르는 이유진(29·여) 사원도 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뒤 출근하는 회사측의 배려를 받고 있다. 사내커플인 이씨는 "육아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절박한 상황이고 매일 지각하는 것이 죄송했는데 회사측에서 이해해주는 분위기라 감사하다"면서 "구조조정만 되지 않는다면 회사와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표했다.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선보공업 본사 전경. / 선보공업 제공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선보공업 본사 전경. / 선보공업 제공

워라밸이 대세인 요즘, 최금식 회장은 직원과 직원가족을 챙기면 업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회사의 건강한 성장동력이 된다고 믿고 있다.

최금식 회장은 "과거에는 일이 최우선이고 가정은 뒷전인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저도 일벌레였다"면서 "그래서 내 직원들은 안그랬으면 하는 생각에 직원복지를 강화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역량이 커져야 하고 외부환경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마인드에서 10년째 직원교육에도 남다른 공을 쏟고 있다.

매주 열리는 '선보아카데미'는 20여개 강좌로, 일주일에 2번 원어민영어교육, 직무교육, 직급별 교육, 인문교양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한달에 두 번 수요일 아침 7시에 열리는 '수요특강'은 인문학, 부동산, 경매, 미술, 요가, 향기치료 등 다양한 주제로 열린다.

서재욱 상무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역량이 커져야 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직원역량강화교육을 신경쓰고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가면 외국인 고객이 많아 영어교육은 일주일에 2번씩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이 86년 창립부터 현재까지 회사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 김미정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이 86년 창립부터 현재까지 회사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 김미정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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