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초유'화장품 원료로…자연친화적 자원 제품화 실현
대학서 동물연구 매진하다 창업…초유활용도 높은 외국 벤치마킹

곽태일 팜스킨 대표가 회사 대표제품인 초유 마스크팩과 미스트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사회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와 융합을 의미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충북 미래를 짊어질 새로운 먹거리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충북의 미래를 책임질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성공 스토리와 그 숨은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지난해 3월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서 초유 화장품 개발기업으로 창업한 '팜스킨'은 2018년 연매출 10억을 목표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거듭되는 미팅으로 국·내외에서 가장 바쁜 1년을 보낸 곽태일 팜스킨 대표는 하루 4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곤 삶에 쉼표가 없다.


#학자금 대출로 시작한 창업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곽 대표는 대학선배·동기·후배 3명과 창업을 결심했다.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중 외국의 경우 초유에 대한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초유의 대부분이 버려지는 게 현실이죠. 그때부터 초유를 활용한 화장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마음을 모은 친구들과 학자금 대출을 받아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에 작은 저온창고 하나를 마련하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창고 하나 덩그러니 있는 정도라 외부손님 맞이할 공간도 없지만 그곳이 팜스킨 본사입니다"며 창업 당시 순간을 회상했다.


#국내산 '초유' 활용 유일한 회사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 탯줄로 영양성분과 면역성분 모두를 공급받아요. 하지만 젖소의 새끼(송아지)는 30~40㎏으로 태어나지만 탯줄로 면역성분은 공급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초유로 면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많은 성분을 전달합니다. 그만큼 초유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증거죠" 초유의 특별함을 대학시절부터 주목했던 곽 대표는 자원화 되지못했던 국내산 초유를 제품화 했다. 이후 초유 마스크 팩과 미스트 등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현재 청주의 한 목장에서 신선한 초유를 제공받고 있어요. 팜스킨만의 특별한 기술로 가공되기 때문에 수입 초유를 활용하는 다른 제품들보다 '초유 함유량'이 월등히 높아요. 진정한 초유제품이라고 자부합니다. 해썹(HACCP) 인증도 받았기 때문에 안정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초유로 만든 팜스킨 제품. / 팜스킨

#글로벌 시장 중점 '승부수'

"초유라는 개념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소 낯선 느낌이 있어요, 또, 국내에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너무 많아서 우리(팜스킨)가 상대해서 승리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전국을 수개월간 돌아다닌 끝에 내린 결론은 '어렵다'였다는 곽 대표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중국·유럽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중국·유럽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편입니다. 지난해 11월 제품 출시 후 3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3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어요.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보면 브랜드보다 제품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팜스킨 기술로 탄생한 초유 화장품이 매력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곽 대표는 오는 9월 중순 미국출장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도 사로잡겠다고 다짐했다. "2018년 매출목표를 10억으로 잡았어요. 몸은 힘들지만 대표가 직접 바이어를 상대해야 협상의 폭도 커지고 결정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죠. 함께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매력 있는 '충북'...'동반성장' 꿈꾼다

"동물 연구에만 매진했던 대학생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나서니 막히는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다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업비 지원부터 법률·디자인·유통 등에 대한 도움을 받게 돼 숨통이 트였죠. 하지만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오면 상담할 사무실 하나 없는 게 현실이에요. 옥산 저온창고도 '우리가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정도의 설비도 못되고요. 그래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전하는 청주SB(Science-business) 플라자에 입주 신청을 넣었습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곽 대표는 충북과 오송의 강점이 벤처기업에게 큰 매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송역은 오늘처럼 청주에서 인터뷰를 하고 서울에서 투자 관련 미팅을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죠. 또 오송·세종 국책기관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팜스킨 입장에서는 1차 목표인 오송산단에 생산공장을 짓는 것도 한결 수월해질 것 같아요"라며 창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서 그는 "충북이 오송을 중심으로 한 창업지원 및 교육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벤처단지가 조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작이 팜스킨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농식품 파란 창업 아이디어 캠프에서 대상을 받은 팜스킨. / 팜스킨

#젊은이들이 농촌서 꿈꾸는 세상

'젊은이들이 농촌에서도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작년 대학창업유망팀 300 창업대회에서 농촌 관련 창업은 팜스킨이 유일했다는 곽 대표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올해 300 창업대회에는 농촌 관련 업체가 10개는 족히 넘어보였어요. 팜스킨이 자리를 잡으면서 여러 교육기관에서 우리기업을 모델로 청년들을 교육하는데 그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뿌듯한 순간이었죠" 대를 이어 농촌가업을 이어가는 것을 창농으로 보지 않는다는 곽 대표는 젊은 세대만의 시각으로 농촌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창농이라고 강조한다. "제가 초유라는 아이템으로 시작한 것처럼 분명 수많은 기회가 농촌에서 청년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라며 새로운 농촌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팜스킨은 도전합니다' 곽태일 대표가 경영 철학 첫 번째에 넣은 문구다. "팜스킨 도전의 방향성은 자원화 되지 못했던 국내산 초유 모두를 자원화 시켜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 곽 대표는 "두 번째 경영 철학인 상생과 건강함을 지키는 충북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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