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축구선수 손흥민(위)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 연합뉴스
축구선수 손흥민(위)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 연합뉴스

[중부매일 기고 정석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병역 특례 혜택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조현우-손흥민-황의조가 나란히 활약하며 금메달의 자격을 증명한데 반해, 야구대표팀은 병역기피 논란이 있었던 일부 선수가 부진하면서 '병역 특례를 위한 팀'이라는 비판에 부딪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심지어 병무청장이 나서 "체육 예술 병역 특례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병역 특례 제도 개정의 뜻을 밝혔다. 여기에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BTS도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군 면제 혜택을 받아야한다는 의견이 더해지며 병역 혜택 범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제, 폐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병역 의무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국위를 선양한 문화·체육계 인사들의 노력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병역 특례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형평성을 따진다면, 신체 건강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면 된다. 병역특례를 아예 없애거나 군대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처럼 모병제로 바꾼다면 그 논란은 줄어들지 않을까?

최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병역특례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자는 확대하고, 수혜자는 축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높았고, '제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23.8% 였다. 국민 절반 이상이 병역특례제도의 수혜를 축소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고, 일부는 대중예술 등 다른 부문을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리얼미터측에서는 해석했다.

스포츠 스타는 평범한 사람들은 꿈조차 꿀 수 없는 부와 명예를 누린다. 행운이 따른다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대중들이 이들의 부와 명예를 질투하는 것은 아니다. 병역특례 혜택이 걸린 기회를 얻는다는 것 자체가 큰 '특혜'이고, 특례를 받지 못하는 분야를 대상으로 '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같이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만 따져본다면, 병역특례 혜택은 존재 자체가 '난센스'다. 스포츠만 보더라도 종목마다 특성이 다르다. 사실상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축구나 야구와 같이 인기 스포츠의 경우에는 상무와 경찰청 등에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다. 특례는 꿈도 꿀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이런 제도 자체가 엄청난 '특혜'에 가깝다. 핵심은 형평성과 공정성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병역특례 혜택을 없앨 수 없다면, 거기에 맞는 대가를 지불하도록 보완해야 옳을 것이다. 최근에는 '35세 전후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현역으로 복무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 그나마 공정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다만, 이와 같은 선택의 폭을 특정 분야에 국한해선 곤란할 것이다. 운동선수든 예술인이든 평범한 대학생이든 국민 모두에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어린 나이에 병역을 해결하든지 꿈을 향한 도전 뒤 군 생활을 시작하던지 선택 역시 개인에 맡겨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와 같이 대안이 어서 나오길 필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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