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게임하듯…노트북·모바일 앱으로 즐긴다
공부를 게임하듯…노트북·모바일 앱으로 즐긴다
  • 김금란·이지효 기자
  • 승인 2018.09.1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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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신나는 놀이터] 4. 핀란드 아르벤빼라 중학교의 '놀이학습'
IT교자재 활용 놀이수업 보편화…영어·생물 교과 등 다양하게 활용
핀란드 야르벤빼라 중학교 학생들이 생물수업 시간에 노트북을 활용해 학습앱으로 배우고 있다. / 김금란·이지효

[중부매일 김금란·이지효 기자] 핀란드 야르벤빼라(Jarvenpere) 중학교 8학년의 영어문법 시간. 학생들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있다. 이날 수업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게임으로 영어어순(語順)을 배우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각자 휴대폰으로 학습 어플리케이션에 동시 접속해 온라인 게임을 하듯 수업을 즐긴다. 지루하고 딱딱한 영어문법 시간이지만 책상 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핀란드는 국가교육과정에서 IT(정보통신기술) 교재를 활용한 놀이수업을 권장한다. 핀란드에서 수업시간에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보편화된 광경이고, 교과별 다양한 학습앱(App)도 제공되고 있다.

야르벤빼라 중학교의 민나 까르따노(Minna Kartano) 교장은 놀이수업의 효과에 대해 "함께하는 학습(Running Together), 학습의 기쁨(Joy of Running),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Open Mind) "이라고 설명했다.

 

야르벤빼라 중학교 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놀이를 즐기고 있다. / 김금란·이지효

지난 2000년 건축된 야르벤빼라 중학교는 핀란드 에스뽀시(Espoo)에 위치했다. 26만명이 거주하는 에스뽀시는 교육도시로 핀란드에서 헬싱키 다음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야르벤빼라 중학교는 7학년부터 9학년 460명의 학생을 교육하는 종합학교다. 또한 7세부터 16세까지의 중증장애학생들의 특수교육도 담당하고, 자연과학특화 학교로 원거리 학생들도 지원해서 다닌다. 

이 학교는 ▶일반수업을 담당하는 교사 ▶수업시간에 뒤쳐지는 학생을 위한 특별지도 교사 ▶학습능력이 많이 부족한 학생을 따로 모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3가지 시스템의 수준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8시 30분 시작해서 오후 3시 15분에 끝난다. 이 학교는 중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다양한 클럽활동을 제공한다. 체스, 보드, 후즈볼, 축구, 음악, 체조 등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한다.

기자는 지난 5일(현지 시간) 야르벤빼라 중학교를 방문해 8학년(중2) 영어수업을 참관했다. 이날 수업은 영어문법 가운데 어순(語順)을 배우는 날이다.

교실 안의 학생들은 모두 일어서서 영어교사의 게임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1조에 5명씩 5개 조로 나눴다.  

이번 게임은 교실 밖 복도 써 놓은 5문장을 각조에서 한 사람이 한 문장 씩 외워서 조원들에게 전달하면 조원들은 그것을 종이에 받아 적는 것으로, 가장 빨리 끝낸 조가 이기는 것이다. 1등한 조의 한 학생이 종이에 받아 적은 5문장을 읽고 그 문장에 대한 교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 과정이 끝나자 학생들은 각자의 휴대폰으로 학습앱 '까후'에 동시 접속한다. 접속한 학생들의 이름이 모니터를 통해 확인된다.

학생들은 본인이 적은 문장에서 주어에 해당되면 'S(subject)', 서술어엔 'P(predicate)', 목적어엔 'O(object)'를 적으며 어순을 익힌다.

다음은 까후를 통해 어휘를 익힌다.

'ABOVE'의 반대말을 묻는 질문에 학생 14명이 'BLOW'를 선택하고 3명은 'UNDER'를 찍었다. 14명이 정답을 맞췄다.

영어 교사는 "영어문법에서 어순을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교과서로만 하면 굉장히 지겹고 지루하기 때문에 바깥 활동과 함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게임을 통해 재미있게 학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면을 통해 누가 문제를 맞췄는지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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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라우리 루우끼, 이이로 니에미넨, 온니 미에리치, 야아꼬 핼란데르 학생(우측부터). / 김금란·이지효

인터뷰에 응한 라우리 루우끼(Lauri Ruuki·14), 이이로 니에미넨(Iiro Nieminen·13), 온니 미에리치(Onni Dierrich·14), 야아꼬 핼란데르(Jaakko Helander·14) 학생은 "학습앱을 이용한 수업은 항시 이루어지는데 이론수업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의 휴대폰 사용은 쉬는 시간과 교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수학시간에 계산기 활용,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검색 등 수업시간에 허용 된다"고 말했다. 또한 "휴대폰 등 스마트 기기를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2~5시간 정도 사용 한다"며 "이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이 자제를 시키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 수업이나 생활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이나 놀이를 통한 학습 효과 중 하나는 학생들의 학업수준을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점이다. 그날의 수업내용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수업시간에 확인할 수 있어 학생들의 학습도달률을 즉시 파악하게 되고, 그에 따른 처방을 통해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날 이 학교의 생물 수업에도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된 노트북을 가지고 학습앱을 활용해 진행됐다. 

핀란드에서는 디지털뿐만 아니라 아날로그방식과 접목한 다양한 놀이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학습 프로그램 앱은 일반 교육관련 회사가 개발해 인터넷을 통해서 학교에 무료로 제공된다. 일부 교사들은 학습앱 개발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한번에 추진하면 힘들고 흥미잃어

연도별로 계획 세워서 차근차근 실행

민나 까르따노(Minna Kartano) 교장 인터뷰

핀란드의 교육과정은 3단계 시스템으로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교육과정을 만들어 핵심목표를 제시하면 각 지자체를 거쳐 학교에서 내용을 구체화해서 실행한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자체 교육담당 공무원과 전·현직 교사, 대학교수 등 교육전문들로 구성된다. 핀란드는 우리나라처럼 자치단체마다 교육청이 없고, 교육관련 업무는 각 자치단체에서 관장한다. 각 학교는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의 학습목표를 달성해야하고, 그 방법은 교사의 자율권에 맡긴다. 교사는 교자재나 교육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보장받지만 국가가 제시한 교과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했는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각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매년 스스로 평가한다. 민나 까르따노 교장에게 핀란드 놀이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Q. 핀란드의 교육정책 목표는 무엇인가?

핀란드는 2014년 교육과정 개편작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7가지의 핵심영역을 설정하고 2017년 가을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7가지 핵심영역은 ▶문화능력 향상 ▶스스로 일상생활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 ▶멀티리터러시, 그림, 도표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IT 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 함양 ▶직업인으로서의 능력 ▶사회인으로서 참여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생각하는 학습능력 등이다.

 

Q.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한 교사 연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연수코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 추가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수는 의무사항이 아니고 교사가 원할 경우 자원해서 참가한다. 일률적인 교사 연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수업경험 공유다. 네트워크를 통해 교사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 주부터 인근의 두 학교 교사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Q. 새로운 수업에 대한 어려움은?

제일 중요한 것은 시간문제다. 교사들이 협업하고 같이 수업을 진행하려면 만나서 회의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사고할 능력과 창의성도 생기고 수업 아이디어로 이어져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한 교사들이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Q. 놀이수업에 대한 조언은?

현재 놀이 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멀티기술이다. 단순히 읽고 쓰는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멀티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도 필요하다. IT분야에서는 학생들의 굉장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나온다. 학생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교사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놀이수업은 '함께'가 중요하다. 교사간, 교사와 학생간, 학생간 공유하며 나눠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계별 추진이다. 한꺼번에 이루려면 체한다. 교사도 즐겨야만 창의성이 생긴다. 장기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스텝바이스텝 (Step By Step) 하라.

 

Q. 놀이교육의 효과 및 미래는?

단순하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고 팀워크의 중요성과 정보활용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교육에서 읽고 쓰기를 강조했다면 이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미래교육이다. 혼자는 학습이 아니라 같이 참여해서 감정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학습방법도 딱 하나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별화된 학생들에게 적합한 학습방법을 찾아줄 수있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이것이 미래의 놀이교육이 지향하는 가치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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