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란 무엇인가. 사람을 가려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을 인사라고도 하지만, 인사란 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하는 예의나 예를 말하며 또한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를 말하기도 한다. 즉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할 도리가 인사인 것이다.
 ‘천지와 만물이 본래 한 몸과 같으므로, 사람의 마음이 바르면 천지의 마음 또한 바르고 사람의 기(氣)가 순하면 천지의 기 또한 순할 것이니, 이는 천지의 재앙과 상서가 있음이 진실로 인사(人事)를 잘하고 못하는 데 말미암은 것이다’라고 고려말 조선초의 학자였던 權近은 말했다.
 따라서 천변지이(天變地異)로 말미암은 불행한 사고인 재앙(災殃)이나,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인 상서(祥瑞)로움 등은 모두가 사람들의 처신에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재앙과 상서로움이 이처럼 사람들의 처신에 달려 있기에, 요즘 산이 좋아 산을 찾고, 심신의 건강을 위해 산을 오르는 뭇 선남 선녀들의 모임인 산악회등에서는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차려놓고 올 한해 산을 찾는 회원들은 물론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재앙을 물리치고 상서로움만이 있기를 천지신명에게 간절히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리고 있다.
 지난 일요일 기자가 찾은 영동군 학산면의 갈기산. 해발 5백85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반원형의 능선을 산의 목덜미로 삼아 깊은 골자기를 향해 갈기처럼 뻗은 기암괴석으로 인해 갈기산이라 한 듯,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한다.
 갈기산의 정상에서도 이날 산이 좋아 산을 찾는 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있었다.
 ‘천지신명이시여.
 2004년 3월 14일 오전 11시30분. 우리 산악회 회원들은 천지신명님 전에 삼색과실과 포와 술을 진설하고 산제를 올리오니 강림하시와 음향하시옵고 우리들의 정성을 굽어 살피시와 간절한 소원을 들어 주시옵기 바라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산악회 회원들과 가족은 물론 산을 찾는 모든이들이 이름없는 들꽃부터 풀 한포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을 사랑하며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고 서로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도량을 갖게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우리 모두가 산에 오르며 겸손함을 배우게 하여 주시고 어려운 난관이 있을때는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하여 주시고 서로 서로가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허황된 욕심을 버리고 믿음과 신뢰를 갖게하여 주시옵소서.
 갈기산을 비롯해 모든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앞날에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도록 도와 주시고 우리 회원들은 물론 모든이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건강도 지켜주시옵소서.
 오늘 이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의 정성도 함께 하였으니 올 한해에도 회원들이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고 각 가정에 건강과 만복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향을 피워 삼가 올리오니 부디 받아 주시옵소서.
 산악회원 일동.’
 이날 시산제를 지켜보며 기자도 한가지 소원을 빌었다.
 ‘천지신명이시여.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도록 도와 주시옵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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