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현충사는 다음주 17일, 칠백의총은 내년 10월
전문가 자문, 이식 적기 고려했다지만 현충사는 한달 앞
23일 칠백의총 종용사서 제426주년 제향 행사 개최

칠백의총. 청주성 탈환의 주인공이면서 왜군과 싸우다 순절한 의병장 조헌 선생과 의승장 영규대사, 이들이 이끄는 700여명의 의병 유해를 거둬 만든 무덤이다.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일왕(日王) 상징' 나무라고 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전 지적이 있었던 금산 칠백의총의 금송 이식 시기가 빨라도 내년 10월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제향행사(매해 9월 23일)에서도 금송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전 시기를 놓고 또 한차례 논란이 예상된다.

더구나 지난해 같은 시기 이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현충사 금송은 다음주 9월 17일 이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칠백의총 금송 이전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칠백의총은 청주성 탈환의 주인공이면서 왜군과 싸우다 순절한 의병장 조헌 선생과 의승장 영규대사, 이들이 이끄는 700여명의 의병 유해를 거둬 만든 무덤이다.

금송은 당시 금산 싸움에서 순절한 선열들의 위패 21기가 안치된 칠백의총 종용사 앞에 식재돼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1년 이곳을 성역화하면서 '청와대 집무실 앞에 심어 아끼던 것을 손수 옮겨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 소나무인 금송은 '일왕(日王)을 상징하는 나무'로 일본 메이지 신사에도 식재돼 있다. 이런 금송이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의병의 위패를 모신 사당 앞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면서 이식이 결정됐다.

당시 금송 이식이 결정된 곳은 충남 아산 현충사, 금산 칠백의총, 경북 안동 도산서원으로, 현충사와 칠백의총은 문화재청이 관리하고 있다.

칠백의총 종용사 앞에 식재된 '일왕(日王) 상징' 금송. 1971년 이곳을 성역화한 박정희 대통령이 손수 옮겨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 김정미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5월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를 통해 금송을 비롯한 중국산 백송 등을 이식하는 칠백의총 조경정비계획안을 가결했다. 칠백의총 사적지에 금송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에 확인한 결과 이전 시기가 내년 제향행사 이후가 될 수도 있어 나무 이전 시기를 놓고 논란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화재청이 10월 이전 가능성을 언급한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문화재청 칠백의총관리소 관계자는 "나무를 옮겨 심기 좋은 적기(나무가 성장을 멈추는 가을),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뿌리돌림이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 전통조경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구성과 자문회의 개최 시기를 역산했을 때 10월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충사 금송의 경우 9월 17일 이전이 확정되면서 문화재청의 의지에 따라 나무 이식 시기를 한달여 앞당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게됐다.

칠백의총 제향행사가 매년 9월 23일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현충사와 같은 9월에 옮겨심느냐 아니면 10월이냐에 따라 제향행사 때 금송을 보지 않을 수도, 보게 될 수도 있다.

왜군과 싸우다 순절한 의사들을 추모하는 사당 앞에 일본 일왕을 상징하는 일본 소나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23일 칠백의사 순의 제426주년 제향행사를 앞두고 문화재청의 금송 이전 시기가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칠백의총 종용사 앞에 식재된 '일왕(日王) 상징' 금송. 1971년 이곳을 성역화한 박정희 대통령이 손수 옮겨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 김정미<br>
중봉조선생일군순의비. 의병장 조헌선생이 이끄는 칠백의사가 청주성을 탈환하고 금산 연곤평 싸움에서 순절하기까지의 사적을 기록한 비문이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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