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강중 국장겸 대전본부장

대전시청사 / 중부매일 DB
대전시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메아리 김강중] 대전시 민선 7기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런데도 대전시 시정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의욕에 찬 허태정 시장을 폄하하거나 초(醋)를 치자는 얘기가 아니다. 혼자 보면 환상이고, 여럿이 보면 현실이 보인다고 했다. 이런 관점서 보면 조직에 역동성이 없다. 특정단체와 간부들의 눈치를 본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사공이 많아서인지 서슬의 리더십도 없다. 10년 넘게 대전시정을 지켜보면서 드는 우려가 이 뿐일까. 민선 5·6기도 따지자면 도긴개긴이다.

돌아보면 전임 시장은 선거법 위반 소송으로 내내 시달렸다. 어느 전임자도 뇌물 후유로 시장 출마를 접었다. 누군가는 나무심기가 부메랑되어 세 번의 고배를 들었다. 그런 사이 대전시 인구 7만 명이 세종시로 이주했다. 기업도 충남,북으로 이전했다. 기차 또한 오송역과 남공주로 떠났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산실인 대덕R&D특구도 오송, 광주, 대구로 찢겨져 과학수도(首都)는 퇴색했다. 국토 중핵에 위치하고도 온천관광특구, 과학도시, 철도도시의 명색만 남았다. 여기에는 '민언정'의 책임 또한 없지 않다. 그래서 일까. 대전은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허접한 도시로 날로 추락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 대전엑스포, 대전정부청사 이전으로 도약을 거듭했다. 이후 대전시는 자생력을 잃었다.

번듯한 산업단지 하나 없는 소비도시가 됐다. 이런 지적을 하면 대전시는 손사래다. 대전공단과 대덕테크노, 죽동지구, 하소공단을 들먹이며 자찬이다. 그런 그들에게 해외연수보다 울산공단, 여천공단, 온산공단, 인천 남동공단 시찰을 권면한다. 함께 국장 정도면 박연수 전 소방청장을 만나 볼 것을 제언한다. 그는 30대 인천시 도시국장을 지내면서 인천을 국제도시로 변모시켰다.

영민한 고시 출신들은 때 되면 승진하는데 부스럼 만들 일 없다는 태도다. 반면 비루한 사업 인허가와 공사 발주에는 예민하다. 유성복합터미널만 해도 그렇다. 터미널 하나 이전하자는데 10년을 허비했다. 곡절 끝에 사업자를 선정했으나 미덥지 못하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민자(民資)지만 편익시설 보다 800가구의 행복주택에 매달리는 형세다. 취지에 반(反)하고 옹색하다. 사족을 달자면 P/F사업이란 점도 거슬린다. 협약 이행보증금 16억 원을 지연시킨 일도 찝찝하다. 불황으로 상가나 아파트 분양이 저조하면 사업의 차질은 관화한 일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어떠한가. 자기부상을 고가(高架)로 바꾸고 또 트램으로 뒤집더니 진전이 없다. 반면 호텔부지와 공원과 들판에 아파트 짓기에 여념이 없다. 뜨악한 일은 또 있다. 수일 전 정부는 세종시 연서면에 100만 평, 인근 오송에 250만 평 국가 산단(産團) 계획을 발표했다. 과학벨트 예산이 대폭 삭감돼도 꿀 먹은 벙어리다.'개밥에 도토리'가 된 대전시는 창업타령만 하고 있다. 문제는 의욕도 열정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그러니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구(區)'로 전락할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마디로 영혼이 없는 대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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