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최용현 변호사·공증인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6차 촛불집회'가 3일 청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헌정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충북 범도민 2차 시국대회에서 성난 민심들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김용수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6차 촛불집회'가 3일 청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헌정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충북 범도민 2차 시국대회에서 성난 민심들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 중부시론 최용현] 보수쪽에서는 그리 달가운 말이 아니겠지만, 보수와 개혁을 상징하는 표현 중에는 고령과 젊음이라는 것도 있다. 보수쪽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개혁쪽에는 젊은 지지자들과 정치인들, 젊은 세대나 미래 세대를 위한 참신한 정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 참여자를 보면 이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지방선거는 시작 전부터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민주당 깃발만 들면 당선되는 분위기였다. 그와 함께 적폐 청산과 국정 정상화의 희망도 함께 넘쳤다. 그러나 그 당시 필자는 불안과 우려도 함께 있었다. 이러한 호기에 지역의 주요 정치인들이 보다 젊고 참신한 인물로 교체되길 희망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수구(守舊)적으로 귀착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안타깝게도 우려는 적중했고 결과는 더욱 역진(逆進)했다.

이제는 기득권세대로 평가받아 마땅할 이광희 유행열 연철흠 황영호 후보와 같은 586 세대들마저 시장 선거무대에서 모두 중도포기하거나 낙선했고, 그보다 젊은 세대인 신용한 후보는 도지사 선거에서 저조한 득표를 받았고, 충북내 대부분의 단체장 자리는 기득권자나 관료출신들에게 돌아갔다. 사실 그 이전부터도 청주와 충북을 대표하는 주요정치인들의 고령화나 참신한 인물의 부재는 지역 정치의 심각한 문제였다. 10여년 넘게 지역의 대표 정치인으로 행세해온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 변제일 오제세 정우택 국회의원은 모두 관료출신이고, 또한 이미 70세를 넘기거나 그에 다다랐다. 촛불의 시대정신은 세대교체와 관료주의 청산을 요구하는데,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압승의 결과로 역설적으로 청주와 충북의 정치는 더욱 고령화, 관료화로 치달았다.

물론 정치에서 나이가 많다는 것, 관료 출신이라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이들의 신중함이나 경륜 등이 정치와 행정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실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참신한 발상과 정책을 내어놓는 정치인들도 있고, 뒤늦은 나이에 정계에 진출했음에도 출중한 실적을 낳은 정치인들도 있다. 그러나 고령의 나이와 관료 정향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와 행정에서 개혁이나 변화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희미해지고 수구주의와 관료주의만 팽배해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실제 지역 민주당의 유력정치인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자유한국당 정치인들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중앙무대에서 아무런 존재감을 찾을 수 없고, 지역에서도 아무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보신주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현실은 더욱 참혹하다.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그렇게 많음에도 이해찬 대표 1명이 주도하는 KTX 세종역 추진을 저지할 의지도 힘도 갖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사방팔방에서 공격을 받음에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나서는 이도 없고,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의 정책에서 시민들을 사로잡을 만한 참신함이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개혁 정치인이라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오히려 청주와 충북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그 미래를 잿빛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누구든 언젠가는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들은 이제 물러나 낚시할 준비를 할 때가 충분히 되었다. 아니 이미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키우는 개혁 정치인을 지역에서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들은 자유한국당의 침체를 기화로 2년 또는 4년 뒤에도 지금의 또는 새로운 자리를 다시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청주와 충북의 개혁 정치의 미래가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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