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특유 '유연경영', 평등·신뢰문화 발판 성장
스타트업 특유 '유연경영', 평등·신뢰문화 발판 성장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8.09.16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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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미래다] 스웨덴 창업성공기업 '네트라이트'
공대생 6명, 자신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 차려
창업 20년만 1천명 직원·매출 1억300억대 성장
불필요한 공간·서류·형식 없애 수평문화 일상
IT업계 성공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의 IT컨설팅업체 '네트라이트'는 일명 '바나나회의'를 하면서 격식없는 회의, 페이퍼 없는 회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 김미정
IT업계 성공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의 IT컨설팅업체 '네트라이트'는 일명 '바나나회의'를 하면서 격식없는 회의, 페이퍼 없는 회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한 경영으로 IT의 핵심무기인 개인의 창의력을 극대화한 IT컨설팅업체 '네트라이트(Netlight)'는 창업선진국 스웨덴에서 IT업계 대표 성공기업으로 꼽힌다. 공대생 6명이 작은 아파트에서 창업해 현재 1천명의 직원이 8개국에서 근무하고, 매출이 1천300억원대를 넘어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2018년 연속 '일하기 좋은 회사'에 선정 등 평등·신뢰·공유 문화가 자유와 혁신을 끌어냈고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공대생 6명, '다니고 싶은 IT회사' 차려

1999년 스웨덴왕립공과대학을 졸업한 6명이서 아파트에서 모여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 '첫 시작'이었다.

IT컨설턴트로 일하고 싶은데 적합한 회사를 찾지 못하자 자신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를 차린 것이다. 1999년 창업 당시는 뉴밀레니엄으로 IT창업 열풍이 불 때였다. IT창업회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동시에 상당수가 부도를 맞았다. 네트라이트도 초창기에는 고객회사들이 부도를 맞아 고객확보에 애를 먹었다.

IT업계 창업성공기업으로 꼽히는 '네트라이트'는 서울의 청담동 같은 최대번화가인 스톡홀름 외스터르말름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600명이 본사에 근무하는 등 전 직원 1천명이 8개국에서 일한다. / 김미정
IT업계 창업성공기업으로 꼽히는 '네트라이트'는 서울의 청담동 같은 최대번화가인 스톡홀름 외스터르말름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600명이 본사에 근무하는 등 전 직원 1천명이 8개국에서 일한다. / 김미정

하지만 "IT업계 롤모델이 되자", "함께 만들고 도전하자"는 확고한 목표 아래 어려움을 극복했고, 2017년말 현재 매출이 10억 크로나(한화 1천300억원)를 넘어섰다. 스톡홀름 본사를 비롯해 노르웨이 오슬로, 핀란드 헬싱키, 덴마크 코펜하겐 등 8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평등·공유 문화에서 나오는 '창의'

불필요한 공간·서류·형식을 없앴다.

서울 청담동 같은 번화가인 스톡홀름 외스터르말름지구에 위치한 본사에는 600명이 일하지만, 사무실 책상은 50개 남짓이다. 책상은 고정석이 없다. 대부분 고객회사에 파견돼 일하는데다가 직원들 각자가 그날그날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한다.

네트라이트 본사에는 20여개의 소규모 회의실이 있어 직원들이 편한 공간에서 회의도 있고 일도 할 수 있다. 한 회의실 이름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능하게 하는 'Inspiration(영감)'이다. / 김미정
네트라이트 본사에는 20여개의 소규모 회의실이 있어 직원들이 편한 공간에서 회의도 있고 일도 할 수 있다. 한 회의실 이름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능하게 하는 'Inspiration(영감)'이다. / 김미정

투명한 유리벽면으로 둘러싸인 독립된 소규모 회의실 20여개에서도 편하게 일할 수 있다. 네트라이트 관계자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근무하는 방식"이라며 "외근이 많아 불필요한 책상을 없애 공간효율성을 높인 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곳곳에서는 일명 '바나나회의'가 진행된다. 경영진과 직원간, 또는 직원간 편하게 바나나를 먹으면서 대화하듯하는 수평적 회의다. 페이퍼가 없고 격식이 없는 분위기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네트라이트는 '공유' 가치를 중시한다.

대형 화이트보드에는 회사의 주요 스케쥴을 적어놓고 전 직원이 공유한다. 누가 어떤 프로젝트에 어떤 역할로 참여하고 있는지, 현재 진행중인 사안, 완료된 사안 등을 안내하고, 신입사원 소개 코너도 있다.

2015년 오픈한 사내도서관에는 리더십, 혁신, 대인관계 등과 관련한 책이 한권씩이 아닌 동일한 책이 수십권씩 꽂혀있다. 같은 책을 같이 읽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실천하기 위함이다.

사내도서관 앞에 써있는 'We want to continue to grow(계속 성장하길 바란다)' 문구처럼, 회사와 직원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이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평등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전 세계적 평등이슈를 축하하는 공간도 꾸며놓았다.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운전 가능, 2009년 스웨덴에서의 동성결혼 허용 등의 이슈가 메시지로 적혀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단순한 경영이익단체가 아니라 사회의 일부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모두가 리더이면서 팔로워"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IT컨설팅업계 특성에 맞춰 네트라이트 구성원들을 피규어로 제작해 진열해놓았다. / 김미정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IT컨설팅업계 특성에 맞춰 네트라이트 구성원들을 피규어로 제작해 진열해놓았다. / 김미정

"네트라이트에서는 직원 모두가 리더이면서 팔로워입니다. 직원은 단순히 고용된 사람들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동력입니다."

창업후 13번째로 고용된 직원인 에릭 링게츠 CEO는 지금 대표자리를 맡고 있다. 컨설팅회사 특성상 CEO뿐 아니라 회사는 '사람'을 중시한다. 사람에게서 '혁신'이 나오고, '성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네트라이트에는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진 직책'은 있지만, 상사라고 지시하는 구조가 아니라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만의 유연경영이 수평적 조직구조에서 자유와 신뢰를 쌓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생산성을 높인 원동력이 됐다. 

◆'일하기 좋은 회사 1위'

네트라이트 내부 모습. / 김미정
네트라이트는 2017~2018년 연속 '일하기 좋은 회사'에 선정됐다. 사진은 내부 모습.  / 김미정

'네트라이트'는 2017년 '일하기 좋은 회사' 스웨덴 대기업 중 1위, 유럽 5위, 2018년에는 스웨덴 2위에 각 올랐다. 에릭 링게츠 CEO는 최근 '올해의 다양성 리더상'을 수상했다.

파격적인 경영과 회사의 다양성과 평등 문화를 존중하고 도전한 것이 수상 이유다.

IT가 발달돼있는 스웨덴에서 '네트라이트'는 IT컨설팅회사 중 가장 성공한 회사이자 가장 빠르게 성공한 회사로 꼽힌다. 

 

[인터뷰] 토비아스(Tobios) 네트라이트 IT컨설턴트

"'IT는 남성' 고정관념 깨고 양성평등 중시"
회사-직원 유기적 결합 함께 성장

 

토비아스 IT 컨설턴트. / 김미정
토비아스 IT 컨설턴트. / 김미정

"IT업계 자체가 남성중심이고 공학은 남성이 잘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를 깬 거죠. 네트라이트는 양성평등을 중시하다 보니 여성엔지니어를 많이 채용하고 있어요."

네트라이트 IT컨설턴트 토비아스(Tobios)씨는 회사의 강점으로 '고정관념을 깬 평등'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전 직원 1천명 중 여성직원이 400여명으로, IT업계 근무특성상 남성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여성직원 비중(40%)이 매우 높은 편이다.

"능력은 성별에 상관없다는 걸 회사에서 늘 강조해요. 여성-남성간 임금격차도 완벽하게 깸으로써 사회적 롤모델이 되고 싶어합니다."

수평구조의 '바나나회의', 회사소식에 대한 공평한 공유, 세계적 인권이슈 공유 게시 등도 '평등한 조직문화'의 연장선상이다. 직원이 보기에, 회사가 가장 강조하는 가치로는 경쟁력, 창의력, 비즈니스감각을 꼽았다.

"1년에 두 번씩 직원평가를 하는데 평가항목이 경쟁력, 창의력, 비즈니스감각 입니다. 이 세 가지가 회사를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해요. 평가방식도 상사가 아래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평가를 하면서 피드백을 주는 방식입니다."

토비아스씨는 네트라이트를 한 단어로 '유기체'라고 정의했다. CEO와 전 직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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