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국립부여박물관·한국기와학회은 2018년 특별전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오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연다. / 부여군

[중부매일 나경화 기자] 부여군(군수 박정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이상준),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 한국기와학회(회장 최태선)은 2018년 특별전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오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연다.

이번 특별전은 우리나라에 있는 완형의 고대 치미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이다. 치미는 전통건축의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올려놓는 기와로, 고대 건축기술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자 많은 종류의 기와 가운데 백미(白眉)이다. 치미를 집중 조명한 전시는 이전에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유례가 없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백제 왕흥사 터 출토 치미를 비롯해 신라.통일신라.후삼국의 대표 치미 12점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치미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지붕 위의 치미 그림으로 보아 적어도 4세기 중후반부터는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발굴 조사에서 출토되어 형상이 복원된 대표 치미 12점이 출품되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여 왕흥사 치미는 오랜 기간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복원하여 세상에 공개되었다. 일찍부터 복원되어 알려진 부여 부소산 절터의 치미와 백제 무왕이 세운 익산 미륵사 터에서 나온 치미도 백제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78년 경주 황룡사 터에서 출토된 황룡사 치미는 신라를 대표하는 치미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한 이후 한 번도 외부로 나들이 한 적이 없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 신라지역에서 백제지역으로 나들이를 하게 된 황룡사 치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치미(높이 182cm)로 그 웅장함이 특징이다. 경주 분황사 터에서 나온 치미와 경주 인왕동 절터에서 나온 치미도 발굴조사 후 오랜 기간 조사와 분석, 복원 과정을 거쳐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후삼국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주 법천사 터 치미는 뿔 같은 모양의 날개가 매우 독특하여 주목을 끈다.

최근 여러 유적에서 출토된 치미의 형상을 복원하고, 분야별 조사 연구 성과를 전시에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3차원 정밀촬영(3D 스캔)에서 확인되는 세밀한 형상을 고찰하여 이를 토대로 복원 및 고증을 하고,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든 치미의 특징 및 제작방법 등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다.치미는 지붕 용마루 양쪽에 대칭된 모양으로 올리는데, 한 쌍의 치미라도 건물에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중심부의 휘어짐과 몸통의 형태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탁 트인 전시 공간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며 색다른 멋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였다. 지붕 위 치미를 엿보기라도 하듯, 지붕모양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눈 아래로 펼쳐지는 치미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전망대 맞은편으로는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맵핑 영상에서 치미와 함께 하는 멋진 가을날을 만날 수 있다. 각 치미에 대한 해설은 디지털 패드를 터치하면 자세하게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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