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린 정말로 힘든 상태입니다.”
 이같은 하소연이 국·내외적인 경제의 악조건과 함께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우리나라의 경제가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경제인들이나 영세상인 또는 길거리로 내몰려 하루하루를 연명하기에도 힘겨운 노숙자들인 민초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이는 전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고 국·내외 언론들이 밤낮으로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을 맡고 있는 주선회 재판관이 지난 8일 한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앞두고 평의를 열며 몇 차례에 걸친 난상토론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한지 알 수 있을 것같다.
 이같은 재판관들의 마음 고생은 사상 초유의 탄핵심판에 대한 역사적 선고를 앞두고 법과 양심에 따른 판단에 여러 정치·사회적 여론을 간과할 수없기 때문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앞두고 있는 재판관들이 힘들어 하는 것과는 반대로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헌재의 결정을 쉽게 예측하거나 예단하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는 지난 3월12일 제16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직무가 정지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소추 2개월여 만에 직무정지가 풀릴 것으로 보고 이후 국정운영 준비에 들어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총선 때 정치권에서 하던 ‘행사·이벤트 중심’보다 민생에 영향을 미칠 시급한 정책내용을 결정하는 ‘회의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각인사와 관련, 차기 총리내정자나 일부 입각이 예상되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바람을 잡거나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나라당도 헌법재판소의 선고 이후에 대한 당의 입장 표명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어 탄핵 선고 이후 정치권이 또다른 정쟁에 휩쌓일 것같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된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선고 결과에 대해서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사회의 목민관들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하늘이 사람을 낳고 또 사람을 죽이니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매였는데 목민관(牧民官)이 또 그 사이에서 그 선량한 사람은 편안하게 하여 살려 주고 죄 있는 사람은 잡아서 죽이게 되니 이것은 하늘의 권한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람이 하늘의 권한을 대신 잡았는데도 조심하고 두려워할 줄을 알지 못하고 아주 치밀하게 해결하지 않고서 이에 함부로 다스리고 혼란하게 하여 혹은 살 것인데도 죽게 하고 또한 죽을 것인데도 살게 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게 있으면 안된다.
 또 금전을 탐내고 부인에게 아첨하여 울부짖고 몹시 슬퍼하는 소리를 듣고도 이를 불쌍히 여길 줄을 알지 못하니 이것은 큰 재앙이다’라는 정약용(丁若鏞)의 가르침을 탄핵 선고 이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목민관들은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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