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주한미군 일부를 이라크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의해 왔다고 한다.
 정부 쪽 설명에 따르면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의 차출 필요성을 제기해 와 한ㆍ미 양국이 검토하기로 했으며 차출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한다.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과 주한미군 차출 문제를 연계해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검토 협의 단계라고 하지만 미국은 미국대로 주한미군을 차출해 추가파병을 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굳힌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을 전제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이라크로 차출한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정부나 국민 모두가 큰 관심과 함께 우려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곧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이번주중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외교안보 관계장관회의 소집도 검토하고 있다.
 이들 회의에서는 주한미군 이동 가능성이 국민들의 안보불안 심리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입장 정리가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때에 안보 불안심리까지 확산돼서는 안될 일이다. 정부는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해 근거없는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일차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군이 빠져 나가면 안보공백 상태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반세기가 넘는 미군 주둔 이래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존재해 왔다. 미군 철수가 북한으로부터 안보위협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미국은 철수를 하더라도 그 공백을 메워 놓고 나가야 하며, 우리 정부는 안보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흠결 없는 진리처럼 여겨져 왔다.
 지금까지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미군없이는 과연 안보가 불가능한 것인지, 북한이 안보를 위협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 본질에 관한 논의는 제쳐놓은 채 그저 안보공백론, 북한위협론만 되뇌고 있다.
 미국은 안보가 걱정될 상황이 아니어서 주한미군을 차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말은 다 알아들으면서 이 말만은 외면해서는 자기 편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려 20대 1 이상으로 벌어졌다는 남북 국력 대비를 고려할 때 북한이 적화 릫야욕릮은 갖고 있을지 모르나 릫능력릮은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북한 체제를 비이성적 집단으로 전제하고 그같은 감정적 전제에서 릫불장난릮 가능성까지 추론하지만, 북한 역시 하나의 국가로서 체제생존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먼저 북한이 과연 안보 위협의 실체인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위협의 실체라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북한 위협론의 실체가 드러나면 이른바 안보 공백론의 허실도 저절로 드러나게 될 것이고 주한미군 이동에 대한 논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