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충북 일자리 용역결과 주력·비주력 산업간 공급 인력편중 등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매일 DB
충북 일자리 용역결과 주력·비주력 산업간 공급 인력편중 등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경제칼럼 홍양희]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 지난 여름 매섭던 폭염 속에서도 풍성한 결실을 맺어 오곡백과푸짐하게 한상 차려진 음식을 곁들여 그 동안의 안부와 함께 덕담을 나누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가족 친지들이 모여 언급하기 곤란한 안타까운 일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 갖기를 원치 않는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흔히 어르신들이 궁금해 하는 직장, 결혼, 자녀 등 일상과 관련한 대화는 아예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자리 문제는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직장의 문제로 귀결되고, 특히 안정적이며 정년이 보장되는 공공부문 그리고 고액의 연봉과 복지가 보장되는 대기업 선호에 따른 쏠림현상이 그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질 좋은 일자리 대책은 무엇보다 시급한 사항이다. 충북은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함께 바이오의약산업이 성장일로에 있고, 수출, 고용, 총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가운데, 산업단지 지정과 분양면적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현재의 양호한 경제상황을 한 차원 높게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스마트팩토리 등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력이 자동화공정으로 대체되면서 나타나는 잉여인력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대체효과의 시각이다. 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을 활용한 하이패스로 고속도로 통행요금 정산이 가능해 짐에 따라 인력이 기계로 대체되는 유사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보고에 의하면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AI) 등의 등장으로 감소되는 일자리가 510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반면, 직무를 수행하는 특정 기술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 전반의 시스템화가 촉진되고, ICT와의 융복합이 진행되면서 변화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직무를 수행하는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보완효과의 측면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빅 데이터, IOT, ICT 등 소프트웨어 분야가 새롭게 증대되는 일자리의 대표적 사례이기에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관련분야 인력양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른 한편, 기술발전에 따라 생산성이 향상되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고용이 증대되는 생산효과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은행이 ATM으로 대체하여 단순 입출금업무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대출상담, 보험 등의 전문적 업무가 증가하면서 지점은 40% 직원 수는 2배로 일자리가 증가하였다. 생산성 향상과 고용증대가 양립 가능한 분야와 사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대안 모색이 시급하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지역의 일자리사업은 상호 정합성을 유지할 때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9년 정부의 일자리사업 예산은 23조 4천573억원으로 올해 19조 2천312억원보다 22% 증액되었다. 특히 2022년까지 바이오헬스, 소프트웨어, 지식재산분야에 걸쳐 10만1천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내년에 6천1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특히, 충북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제약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 바이오헬스를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해 4만2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득시무태(得時無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격언처럼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기왕에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고용상황을 넘어 도정 목표인 고용률 73%달성과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궤를 같이 하면서 충북지역의 산업과 고용환경에 입각한 차별적 일자리 프로그램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는 한가위의 넉넉함과 같이 어렵사리 성사된 투자유치가 잘 영근 오곡백과처럼 풍성한 결실로 이어져 기업들이 성장하는 가운데 질 좋은 고용이 증대되고, 더불어 온 집안 오순도순 덕담을 주고받는 행복 가득한 명절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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