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가보니
인생 3모작 꿈꾸는 중장년들 '인산인해'
60대 구직자도 재취업 전선 동참
"대부분 안정적인 일자리 원해"

19일 청주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많은 구직자들이 몰린 가운데 구인업체 정보게시판 앞에서 구직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업체를 살펴보고 있다. / 김용수
19일 청주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많은 구직자들이 몰린 가운데 구인업체 정보게시판 앞에서 구직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업체를 살펴보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안성수 기자] "잠시만요. 줄 좀 서주세요."

19일 청주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는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채 되기도 전부터 많은 인파들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현장은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거나 가벼운 점퍼 차림으로 찾은 중장년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인생 3모작을 꿈꾸며 박람회장 한켠에 마련된 탁상에 자리를 잡고 이력서와 신청서를 작성했다. 자리가 부족해 벽에 신청서를 대고 작성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어렵게 이력서와 신청서 작성을 마친 구직자들은 하나 둘씩 선호하는 기업의 대기줄에 줄을 섰다.

실직한지 5개월이 지난 김모(42)씨도 긴장된 모습으로 순번을 기다리며 면접준비 자료를 읽고 있었다. 다소 이른 나이에 10여년간 근무했던 곳을 나왔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4월 상사와의 갈등으로 10여 년간 다니던 제조업 회사를 그만뒀다"며 "다소 이른 나이기에 기회가 많을 것 같았지만 녹록치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박람회장에는 60대 구직자들의 모습도 곳곳에 보였다.

40여 년간 보은군에 위치한 제조업 공장에서 근무했던 김학찬(60)씨는 긴장된 모습으로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학찬(60)씨는 보은군에 위치한 제조업 공장에서 40여년을 근무한 뒤 3년전에 퇴직했다. 재취업을 위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소방안전관리사, 지게차 운전면허 등 다양한 스펙을 쌓아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김씨는 "매번 나이와 경력을 묻곤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중장년 박람회라고 하지만 대부분 40대를 선호하고 있고 생산직의 경우 여성을 위주로 뽑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면접관에게 교통, 직원대우 등 근무여건에 대해 질문한 김복영(58)씨도 올해 3월 정든 회사와 나와 재취업을 준비중이다.

김복영씨는 "대부분의 중년들이 제 2의 직장을 생각하면서 고소득, 양질의 일자리를 바라진 않는다"며 "다만 일할 수 있는 만큼의 강도와 대우만 해준다면 다소 급여가 적더라도 일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람회 현장에 수많은 구직자들이 몰리다 보니 참여기업들에게 수많은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에쓰푸드㈜ 음성공장 관계자는 "50대의 채용지원이 가장 많았고 채용 여부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최저임금, 상여금, 급여 등이 아닌 채용가능여부와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간접참여 업체 서류지원'도 함께 진행해 구직자들이 따로 신청서를 내기 위해 해당 업체를 방문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 호응을 얻었다.

충청북도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충북지방중소벤쳐기업청이 주최하고 충북경영자총협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도내 중장년 1천여명이 인생 3모작을 꿈꾸며 참여했다.

이날 박람회는 ㈜광스틸, ㈜오리온 등의 30개 기업이 현장에서 277명을 직접 채용했고 20개 간접참여 기업도 83명의 중장년 구인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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