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DTV) 기술표준이 고정수신은 미국식(ATSC)으로 확정하고, 이동수신은 지상파DMB와 유럽식인 DVB-H(Handhelds) 가운데 채택하기로 결정됐다.
 이동식 기술표준으로 양쪽 모두를 채택할지 혹은 어느 한가지를 골라 채택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4인대표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비록 아테네 올림픽을 코앞에두고 쫓기듯 나왔지만 지난 4년간 벌여온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관련업체들이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벌이게 된 것은 다행이다.
 다만 국내방송시장의 규모로 봐서 복수의 기술표준으로 방영될 DTV방송에 충분한 시장을 제공하게 될지 우려되는 바는 크다. 복수 기술표준으로 기업이 상품가격에 전가하게 될 과도한 광고비 부담과 방송사의 과다한 제작비 지출, 수용가의 수상기 마련 등 모든 부담을 결국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식(ATSC)의 찬반양측 주장을 모두 수용하는 타협으로 기술표준을 복수로 정하게 됐다는 점이 전반적인 DTV 관련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섣불리 예단할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DTV산업은 단순히 방송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파를 내보내느냐는 문제 이상의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DTV산업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광학산업과 플랜트산업, 군수산업 등 각종 산업과 접합하면서 거의 무한대의 성장원동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전자산업의 발전여부가 앞으로 경제대국 진입과 탈락을 좌우하게 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아나로그시대의 세계 전자산업 석권이었다. DTV수상기의 세계 시장규모만 해도 2005년 220억달러, 2006년 330억달러, 2007년 5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점에서 복수 기술표준은 기본적 내수기반의 확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정부와 방송사 등이 진작 이러한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4년간이나 지루한 논쟁을 벌여온 것이 안타까운 이유이기도 하다.
 디지털TV산업은 IMF사태의 꼬리라고 할 수 있는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내수침체와 일자리 창출 부진 등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탈출구가 될 것이다.
 특히 IT산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우리경제가 DTV산업으로 명실공히 디지털시대의 첨단국가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있도록 정부와 관련업계 모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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