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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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아침뜨락 류시호] 인상파 화가 중 밝고 다채로운 색채를 사용한 르누아르 화가의 '여인의 향기' 전시회가 서울숲 입구 '본다빈치 뮤지엄'에서 있었다. 캔버스 전시회도 있지만 요즘의 전시회를 보면 감각적인 컨버전스아트로 영상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오감을 즐기는 미술전시도 있다.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회화로 그의 인물화 중심에는 늘 여성이 존재했다.

이번 전시회는 9개 장르로 나누어, 첫 번째 방은 <꽃의 연회>로 행복한 분위기와 기쁨이 넘쳐나는 1890년대 작품세계로 풍부한 색채를 화폭에 담아내고, 어린이와 영감(靈感)의 원천이 되어준 여인들이 등장한다. 두 번째 방 <몽마르트 가든>은 자연풍경을 노란색, 주황색, 초록색, 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 풍경화들을 미디어로 투사한 작품세계로 안내했다. 셋째 방은 <미디어 화랑>으로 르누아르만의 화려한 색감과 붓 터치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생기발랄한 모습의 소녀 초상화, 여인의 우아한 기품과 섬세하고 예민한 내면의 감수성을 진솔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방은 <그녀의 실루엣>으로 르누아르가 여성 누드화의 고전적인 관능미를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화가의 시선으로 그대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이 방은 '잠자는 소녀', '시냇가의 님프' 등 여성의 관능적이고 우아한 모습을 곡선 인테리어로 노출하고, 천으로 투사하여 표현한 방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을 황홀하게 했다. 특히 누드화는 그가 평생 평온하게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이었고 풍만한 아름다움도 볼 수 있다.

르누아르가 살던 시골 꼬뜨 자쥐르에는 미술관이 62개나 있다. 지방에 미술관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19세기말 프랑스 왕족들과 귀족들이 휴양차 꼬뜨 자쥐르에 자주 왔기 때문이다. 박서림 화가가 꼬뜨 자쥐르를 다녀온 뒤 '르누아르 작품은 색채의 항연으로 따뜻한 색감, 화려한 색상, 여유와 평화,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 안은 빛들이 서로 어우러져 행복이라는 교향곡을 화폭에 연주하는 것 같다.' 했다. 그런데 르누아르는 "내게 그림이란 소중하고 즐겁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지.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고 전한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얼마 전에 고흐의 대한 영화를 유화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아주 느낌이 좋았고, 파주의 노랑미술박물관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는데 참 좋았다. 그런데 이번 르누아르 전시회는 세계 최초로 만나는 컨버전스아트전으로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전시가 아니고, 활동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르누아르의 영화 같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영상 속에 '그림은 영혼을 씻어 주는 선물이어야 한다.'는 말과 '청춘의 의무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라는 말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공감을 했다.

공자는 논어에서 '수양을 쌓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예술가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발휘하여 작품을 만들고, 예술에는 철학과 인문학이 배어 있어야 혼이 살아난다. 우리가 문화예술을 감상만하다가 직접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써 보면 즐거움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가끔씩 시간을 내서 갤러리나 음악회, 고궁, 박물관을 돌아보며 문화를 즐기자. 그림이나 음악 등 예술을 가까이하면 감성을 움직이게 해주고 활력을 주는 샘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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