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30곳 중 24%만 개최…'음악제 학대'사건 후 급감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일선 유치원의 학습발표회가 아동학대 논란과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에 따라 점차 감소하고 있다.

2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공·사립 유치원 330곳 가운데 연말연시에 학습발표회를 여는 곳은 24.2% 80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의 경우 단설은 23곳 모두 학습발표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병설유치원은 216곳 중 71곳만 초등학교 학습발표회에 1∼2개 프로그램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사립의 경우 91곳 중 9곳만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 학습발표회를 연다.

학습발표회를 열기로 한 곳도 지나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있는 다양한 표현활동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율동과 노래가 주를 이루었던 과거의 학습발표회와는 다른 모습이다.

연례행사로 열리던 도내 유치원의 학습발표회의 감소는 지난 2015년 11월 청주의 모 사립유치원에서 '음악제 원아 학대' 사건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당시 유치원 교사 6명이 강당에서 음악제 연습을 하는 원생 60명을 밀치거나 머리를 때리는 등 학대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원생들의 축제가 돼야 할 음악제가 다음해 원생 모집을 위한 수단·도구로 이용돼 사회의 경종을 울렸다.

이 사건 이후 도교육청은 보여주기식 행사 및 대규모 학습발표회 지양, 아동학대 예방 교육 강화 등을 일선 유치원에 수시로 주문해 왔다.

도교육청은 최근 공사립 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시 유아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해 연습해야 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원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