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버스·택시운전자 777명, 퇴출만 능사가 아니다
부적격 버스·택시운전자 777명, 퇴출만 능사가 아니다
  • 중부매일
  • 승인 2018.09.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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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주 시내버스 자료사진.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 중부매일 DB
청주 시내버스 자료사진.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사설] 버스와 택시는 '시민들의 발'이라고 부른다. 승용차가 없는 서민과 학생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리를 질주하는 버스와 택시 운전자 중에는 핸들을 잡아서는 안 되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최근 5년(2014∼2018년 최근)간 전국의 버스·택시 운전기사 가운데 범죄행위로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부적격자로 적발된 인원이 777명에 달한다고 한다. 엊그제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 부터 제출받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발표한 '최근 5년간 버스·택시 운수종사자 특정범죄 경력자 통보현황' 자료는 버스·택시 운전기사의 검증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행법상 강력 범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버스·택시 운전기사는 일정 기간 면허 취득에 제한을 받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여객 운수자로 등록이 된 버스·택시 운전기사의 범죄경력을 조회해 문제가 있으면 해당 지자체에 통보한다. 지자체는 문제가 있는 운전기사의 자격취소나 퇴사조치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퇴출하는 것이 능사(能事)는 아니다. 운수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도입은 부적격 버스·택시 운전사 문제가 돌출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력증원이 불가피하지만 운전기사를 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범법자 출신 운전사라고 해서 모두 사고위험이 높거나 승객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면허 취득을 제한받지 않고 대중교통을 운전하고 있다면 검증절차는 있으나 마나다. 무엇보다 불법취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버스업계는, 기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선을 유지하려다 보니, 초과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려면, 인원 충원을 위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한 열악한 근무환경을 타개할 수 없다. 특히 영업용 택시는 근로시간 특례에 포함되지 않아 노동의 강도가 훨씬 세다. 노사 합의에 따라 임금 지급 시간을 정해 놓았지만, 실제 노동 시간이나 사납금 소요시간보다 훨씬 낮게 책정돼 기사들이 장시간 근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식 없는 장기간 운전은 버스든, 택시든, 사고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버스·택시업계가 이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만큼 경영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실례로 충북 청주지역 시내버스업계는 올 들어 누적된 적자로 은행에서 차입해 간신히 운전기사들 급여를 지급해야할 만큼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누가 버스·택시 운전을 하겠는가. 당연히 관련업계에서는 기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선을 유지하고 차량을 운행하려면 면허취득이 제한되는 범법자나 순간적인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령 층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자지체는 부적격 버스·택시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도록 퇴출시키는 것도 좋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관련업계의 경영여건과 운전기사들의 근로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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