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술을 마신 채 트레일러 차량을 몰고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구간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운전자가 5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됐다.경찰은 순찰차를 들이받으며 운전을 멈추지 않자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 후 도주하는 남성을 붙잡았다. 사진은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는 장면. 2018.9.11 / 연합뉴스
술을 마신 채 트레일러 차량을 몰고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구간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운전자가 5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됐다.경찰은 순찰차를 들이받으며 운전을 멈추지 않자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 후 도주하는 남성을 붙잡았다. 사진은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는 장면. 2018.9.11 / 연합뉴스

[중부매일 기고 정석윤] 지난 9월 초순 술을 마신 채 트레일러 차량을 몰고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구간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운전자가 5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됐다.경찰은 순찰차를 들이받으며 운전을 멈추지 않자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 후 도주하는 남성을 붙잡았다. 그리고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인천 송도 아파트 주차장 봉쇄 사건'까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송도 아파트 주차장 사건은 한 주민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주차단속' 스티커를 붙이자 화를 참지 못해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사라져 버린 것이 발단이었다.

해당 차량이 아파트 주차규정을 어겨 스티커를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 였다고 한다. 항의하는 주민들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단지 내부는 사유지여서 견인할 수 없었고 결국 6시간 동안 불편을 참다 못한 아파트 주민 20여 명이 나서 차를 인도로 옮겨 놓았다는 웃지못할 일까지....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고, 문화강국·IT강국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지만, 일련의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자 일류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는 의문이 들지 않을수 없다. 우리는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일류국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인가?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 모두가 앞장서 본분과 역할을 자각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법과 원칙, 그리고 기본을 바로세우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편법을 용인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그런 사회적 책무를 지키는 사회말이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요구하는 눈높이의 법질서준수 수준은 높아지고 있으나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웃지못할 사건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부터 한국 사람들은 정에 약하다고들 한다, 제재하는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 많지만 이같은 이유로 손 놓고 못 본 척 한다면 기초질서 체계가 잡히지 않고 무질서가 계속 되어 더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을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한다. 1994년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와 경찰국장인 '브래튼'은 깨어진 유리창 이론을 바탕으로 사소한 무질서나 경범죄에도 강력하게 대응하는 무관용(Zero Tolerance)정책을 시행했으며 실제로 이 정책은 뉴욕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고 2년만에 우범지대(虞犯地帶)였던 '할렘'의 범죄 발생률을 40%정도 떨어뜨렸다고 한다.

한 국가의 기초질서 준수수준은 그 나라의 경제발전과 국민 후생 증진의 기초를 제공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를 창조하는 지름길이다. 무질서가 습관화되고 누구하나 제지하지 않아 기본이 바로서지 않는다면 올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힘들게 쌓아올린 선진 대한민국이라는 명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사람 인의 한자 인(人)자는 서로 의지하고 서로 기대어 있는 모양의 형상문자다. 우리는 혼자 설수 없고 서로서로 기대어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잘 기대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큰 법을 잘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기초적인 질서, 기본이 바로서야 되지 않을까? 누군가 제재하고 단속한다고 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부끄럼없는 기본이 바로서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바로 지금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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