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 날 축하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8.10.1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 날 축하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8.10.1 / 연합뉴스

[중부매일 사설] 건군 70주년인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경축연이 열렸다. 10년 단위의 시가행진이 생략되고 각 군 장병과 유엔군 참전용사, 보훈단체 유족회 대표 등이 참석한 국군의 날 경축연이 청와대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북한은 지난 2월 역시 70번째 건군절을 맞아 이동식 ICBM까지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대조를 보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기에 어느 때보다 튼튼한 국방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힘이 있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을 때 평화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 국방력'에 대한 소신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정말 힘이 있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군사력은 열세라는 보고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병력도 줄고 전력 증강도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국토수호에 대한 우리 군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9월14일 열린 최신예 3000t급 잠수함 진수식에서도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전략"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하지만 진정한 자주국방이 강화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작년 8월에 발간된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국력 평가를 통한 국민 호국정신 함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방비는 남한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군사력은 남한의 2.2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격 미사일이나 핵전력은 북한이 남한에 비해 월등한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16년 세계 군비 지출 보고서'에 기초한 것으로, 연간 북한 국방비는 남한의 20%에 불과했지만 현역 군인수와 전차 수, 대포 및 주요 전투함·전투기 수, 핵전력 등에 각각 가중치 등을 계산해 평가한 결과 남한이 1200점, 북한이 2654점을 획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한은 핵전력 측면에서도 큰 격차로 앞섰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국방개혁을 통해 현재 62만 명인 병력을 4년 안에 50만 명으로 감축하는 대신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3축 체계' 구축 등 첨단무기 증강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전력증강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협의사항이 됐다. 바로 이런 점을 국민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북한과 아무리 신뢰 관계를 추구하더라도 자주 국방과 안보를 감당할 힘이 없으면 북한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무형의 방위자산인 군의 기강과 사기가 유지될 수 없다. 강한 군사력 없이 평화를 유지한 나라는 없다는 것은 오랜 역사의 교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군전사자 64명의 유해를 영접하면서 "평화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끝까지 잊지 않고 찾아내고 기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목숨을 걸고 국가를 수호한 전사자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린 정말 힘이 있고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이 있는지 깊이 자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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