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국제학술세미나에 10여명의 국내·외 유명 문학인들과 교수들이 참여해 지용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 옥천군 제공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정지용(鄭芝溶 1902~1950) 시인'의 문학 혼을 기리고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제22회 연변(항주) 지용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려 지용문학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에 따르면 제22회 연변(항주) 지용제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항주 등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 행사는 중국 동포들에게 정 시인의 아름다운 시 정신을 알리고 우리말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1997년 연변에서 처음 시작됐다.

20년 이상 뿌리를 내리며 중국에서 열리는 한국 문학축제 중 가장 역사가 깊은 대표 문학 축제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사드 갈등 문제로 연변 지역 개최가 불가능한 지난해부터는 중국 저장성 내 항주 등지로 무대를 옮겨 중국 측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그 우수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항주사범대학교가 주관한 올해 행사는 정지용 국제학술세미나와 학생 대상 백일장과 시낭송대회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 풍성하게 꾸며졌다.

특히 해외 최초 '정지용문학센터' 설립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도 이뤄냈다.

항주사범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산하에 설립된 정지용문학센터는 유춘희 교수가 소장을 맡아 정지용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정 시인의 시문학 정신을 중국 내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 학술계와의 문학적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정지용 시문학의 연구 성과를 교육 과정에 접목시키는 중요한 업무도 수행한다.

문화원과 항주사범대학 양측 관계자는 "정지용문학센터와 함께 옥천문화원이 매년 일정한 인턴쉽 자리를 항주사범대학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실천교학기지' 설립에 따른 업무 협약도 했다"며 "앞으로 한국어 인재 양성과 문학 교류 확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숙명여자대 김응교 교수와 항주사범대 김재국 교수가 각각 좌장과 사회를 맡은 정지용 국제학술세미나는 10여명의 국내·외 유명 문학인들과 교수들이 참여해 지용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중국 저장성 내 5개 대학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용 백일장과 시낭송대회에서는 100여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해 한국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쏟아냈다.

'평화와 기쁜 기억'를 주제로 한 백일장에서는 절강외국어대학교 장열정 학생이 장원을 차지했으며, 이 외에도 항주사범대학교 유요 등 5명이 수상했다.

시낭송 대회에서는 항주사범대학교 진흔우 학생을 포함해 9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진흔우 학생은 정 시인의 '유리창' 시 속에 녹아있는 절제된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눈물까지 쏟아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올해 연변 지용제는 정 시인의 대외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며, 문화 외교를 통한 지용문화 세계화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승룡 옥천문화원 원장은 "정지용 시인이라는 문학가 한명의 힘이 오늘날 양 측의 탄탄한 문화적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며 "국가가 할 교류를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하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종 옥천군수는 "올해 연변 지용제는 중국인들에게는 지용 문학의 매력과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인에게는 깊은 감동을 전한 뜻깊은 행사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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