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강은 목도강으로…돌고 돌아 물돌이동 이루는 마을들

괴산 감물면 오성리와 오창리를 지난 괴강은 불정면 지장리와 목도리를 따라 흘러간다. 사진은 목도강.

# 달천을 따라 올라온 강배

괴산 감물면 오성리와 오창리를 지난 괴강은 불정면 지장리와 목도리를 따라 흘러간다. 불정면 사람들은 이제 괴강이라는 말을 버리고 목도강이라는 말을 쓴다. 불정면 목도는 옛날 한강과 달래강을 따라 소금배가 올라오던 내륙 가장 깊은 항구였다. 그러므로 물산이 모이고 시장이 서던 큰 동네(大處)였다. 그러나 해방 후 하천을 통한 물류교통이 쇠퇴하면서 시골의 한적한 면소재지로 변하고 말았다.

목도의 과거 영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민속놀이가 음력 7월 보름에 행해지는 목도강 백중놀이다. 구전에 의하면 1936년 병자년 홍수로 목도가 폐허가 되자, 도지사의 지원을 받아 부역 형태로 목도강 제방이 축조되었다고 한다. 이때 백중이 도래했고 괴산, 충주, 음성지역에서 온 장사들이 씨름대회를 함으로써 목도강 백중놀이가 시작되었다.

그 후 전쟁으로 여러 번 중단되기도 했으나, 1990년대 불정면 번영회가 주최하는 목도백중놀이가 매년 개최되었다. 전야제로 목도강변가요제가 열리고, 본대회로 목도강변에서 장사씨름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줄넘기, 줄다리기, 발목계주, 그라운드 골프 등 민속과 체육행사가 진행되었다.

현재 목도강변은 매년 여름 강수욕장을 열어 유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400m 길이의 모래사장과 솔숲, 강변산책로, 전망대를 조성했고, 여름동안에는 샤워장, 급수대, 화장실, 구조대를 설치해 휴양지로 탈바꿈한다. 가까운 곳에 시장과 음식점이 있어 강수욕장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목도에서 볼만한 문화유산으로는 청덕사(淸德祠)와 남파정(嵐波亭)이 있다. 청덕사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맏아들인 전주이씨 진안대군을 모신 사당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기와집으로 봄가을로 향사가 이루어진다. 남파정은 달래강과 청덕사를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정자로, '산바람과 물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정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789년 처음 세워졌고, 1950년 중건되었다.
 

# 이담리의 계담서원 지나 하문리로

하문교에서 바라본 이담.

목도강에는 목도리와 감물면 이담리를 이어주는 목도교가 있다. 이 다리는 폭 10m, 길이 200m의 콘크리트교로 1996년 완공되었다. 목도강에서 달래강으로 내려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 510번 지방도를 따라가야 한다. 이 길은 이담리와 하문리를 거쳐 장연면 조곡리로 이어진다. 이담리의 중심마을은 계담(桂潭)과 이담(鯉潭)이다.

계담은 지대미라고도 불리는데, 500년 전 순흥안씨들이 들어와 대성을 이뤄 살고 있다. 계담에는 1824년 계담사(桂潭祠)로 시작된 계담서원이 있다.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91년 다시 세워졌다. 1992년 본전, 세덕사, 학구당 등을 신축하고 안향, 주세붕, 이지함 등 8위의 신위를 모셨다. 1994년 강당을 신축하고 교양대학을 여는 등 제향과 교육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

이담은 잉어소로 불리는 마을로 강 건너편에는 하문리 하소(河沼)마을이 있다. 이담리에서 하문교를 건너면 불정면 하문리로 들어간다. 하소와 지문(池文)에서 한자씩 따 하문리가 되었으며, 마을 뒤쪽에 연하봉(蓮荷峰)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물돌이동 마을이다. 연하봉 뒤에는 풍류산(風流山)이 있어 괴산과 충주를 경계 짓는다.

하문리를 지난 달래강은 조곡리로 내려간다. 조곡리는 고도에 따라 상중하 세 개 마을로 나누어진다. 그러므로 달래강은 하조곡리를 지난다. 달래강에 놓인 조곡교를 건너면 광진리를 거쳐 충주로 나갈 수 있다. 조곡리에서 달래강을 따라 문주리와 토계리로 직접 이어지는 도로는 없다. 그것은 강의 양쪽에 400m대의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산이 약사리봉과 옥녀봉(437m)이다.
 

# 문주리 수주마을 지나 토계리로

토계리 앞을 흐르는 달래강.

달래강을 따라 상류에서 하류로 대소원면 문주리 수주 탑동 팔봉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문주리를 지나 달천을 넘어간다. 조곡리에서 수주의 속섬까지 달래강은 비교적 똑바로 흘러간다. 더욱이 탄용리에서 흘러내려오는 소하천이 수주마을에서 달래강에 합류한다. 그러므로 수주마을 주변에는 상대적으로 농경지가 많은 편이다.

탑동은 말 그대로 탑이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는 오층석탑과 석불좌상이 있다. 그러나 오층석탑은 복원된 것이고, 석불좌상만 원래의 것이다. 충청북도 문화재자료 제48호로 지정된 석불좌상은 대좌와 석불이 완전한 형태고, 광배는 떨어져 불상 뒤편에 놓여 있다. 불상은 머리가 크고 팔이 긴 편으로 예술성이 떨어진다. 절은 고려시대 세워지고 조선시대 폐사된 것으로 보인다.

수주를 지나면 달래강은 토계리로 흘러간다. 토계리는 문주리에서 볼 때 달래강 건너편에 있는 마을로 행정구역상 살미면에 속한다. 토계리와 문주리는 옛날 섶다리를 통해 넘어 다녔으나, 이제는 팔봉교를 통해 연결된다. 토계리는 상류에서 하류로 자사골, 도랫말, 왕다래기 같은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자사골에는 수주로 건너가는 나루가 있었다.

왕다래기 앞으로는 석문천이 흐르는데, 칼바위 폭포를 통해 달래강에 합류한다. 석문천은 원래 왕다래기를 돌아 도랫말에서 달래강에 합류되었으나, 60년대 초 칼바위를 잘라 물길을 내고, 석문천 수로를 농경지화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약 3만평의 논이 만들어졌다. 칼바위는 달래강 최고의 명승으로 그곳 노적봉에 모원정(慕源亭)이라는 정자가 만들어졌다. 토계리 출신의 이명수(李明洙)씨가 1981년 만들었으며, 유학자 이호창(李鎬昌)씨가 쓴 모원정기 현판이 걸려 있다.

현재는 끊어진 칼바위 위로 구름다리가 놓여 칼바위를 넘어 팔봉산과 두룽산을 오를 수 있다. 구름다리에서는 강 건너 수주리 팔봉마을을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 산 위쪽에 전망대를 만들어 문주리, 토계리, 향산리로 흘러가는 달래강의 유장한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 수안보 온천을 지나 토계리로 흘러드는 석문천

석문천 하류.

석문천은 수안보면 사문리 석문동에서 발원해 안보리, 수회리를 거쳐 살미면 토계리에서 달래강과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발원지는 백두대간 마역봉(922m) 아래며, 장연면 오가리에서 발원하는 오가천을 광진리에서 아우른다. 그러므로 석문천은 수안보면, 장연면, 살미면에 걸쳐 있다. 길이가 15㎞ 밖에 안 되는 짧은 하천이지만, 주변에 수안보 온천과 문강 온천이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편이다.

수안보온천은 수온 53℃인 단순 탄산알칼리성 온천으로 지하 88m-300m 사이에서 용출된다. 온천의 취수는 충주시에서 담당하고, 온천영업은 민간에서 하는 방식으로 온천수를 관리한다. 수안보 온천 주변에는 충주호 유람선, 월악산 국립공원 같은 자연유산, 미륵리사지와 덕주사 같은 문화유산이 많아 관광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강온천은 유황온천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유황온천이기 때문에 만성습진 무좀 같은 피부병과 만성 류마티즘에 좋다고 한다. 문강 온천지구는 2005년 3월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웰빙 휴양형 온천으로 개발되었다. 현재 문강 유황온천에는 호텔과 아이템플 문강연수원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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