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정원덕 충북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2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1리 포구에 서있는 등대를 삼켜버릴 듯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2018.08.22. / 뉴시스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2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1리 포구에 서있는 등대를 삼켜버릴 듯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2018.08.22. / 뉴시스

태풍 발생의 원리는 적도 바다의 열과 수증기를 옮기는 자연현상입니다. 태풍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합니다. 21세기 태풍으로 인한 최악의 자연재해는 2008년 미얀마에 피해를 입힌 '나르기스'입니다. 사망자만 14만 여명 이었습니다. 지구상에는 연간 80개 정도의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고 이중 40%에 달하는 30개 정도가 발생하며, 이중 2~3개 정도의 태풍이 매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Typhoon) 이라고 하고 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과 동부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에서 발달하는 것을 싸이클론(Cyclone), 호주부근 남태평양에서 발달하는 것을 윌리윌리(Willy-Willy)라 부릅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주로 6월에서 12월 사이에 발생하며 북태평양 서쪽 북위 5~20도 동경 120~160도의 광범위한 열대바다에서 수온이 26도 이상일 때 발생합니다. 태풍의 에너지원은 바다로 부터 증발한 수증기입니다. 태풍의 연료는 더운 수증기입니다.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면 위력을 잃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열대 저기압이 태풍으로 바뀌기 위한 조건은 높은 해수면 온도와 풍부한 수증기의 양, 강한 발산입니다. 태풍의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m/s(초당 17m)이상일 때를 태풍이라고 하고 이때 태풍의 이름이 정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역대 태풍은 1959년 9월 15일부터 4일간 피해를 입힌 태풍 '사라'가 부산에서 52.7m/초당, 1987년 '셀마'는 여수에서 40.3m, 2003년 제주에 피해를 입힌 '매미'가 60m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8월말에 우리나라를 통과하여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19호 '솔릭'은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지만 9월초에 서일본에 큰 피해를 입힌 '제비'는 일본에 상륙한 태풍 중 25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되었고 간사이국제공항을 잇는 연락교가 부서져 승객들과 직원 등이 공항에 고립되고 우리나라 관광객 50여명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보통 태풍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1만개의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흔히 전 세계 기후를 변화시키고 주변을 초토화했던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의 10배에 맞먹는 에너지를 가졌다고 비유되기도 합니다.

태풍의 이름을 보면 2000년 전까지는 괌의 미국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명명하였는데 1960년대까지는 여성 이름을 사용하였고 1970년부터 남녀이름을 번갈아 붙이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국가별 10개씩 제출한 140개가 28개조로 구성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연간 3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치고 7월, 8월, 9월 동안에 내습하는 태풍의 수는 전체의 90%에 달합니다. 태풍이 발생되기 시작하는 6월의 태풍은 발생 지역에서부터 계속 서쪽으로 진행하여 남중국해 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7월의 태풍은 대만 부근에서 중국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틀며 서해를 거쳐 우리나라 쪽으로 진행됩니다. 8월의 태풍은 동중국해에서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를 가로질러 동해로 진행됩니다. 9월의 태풍은 오키나와 해상에서 전향해 일본열도 쪽으로 주로 진행되곤 합니다.

최근 미국 해양대기청 연구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에 따라 적도지방과 극지방의 기온차가 줄었고 기압차가 낮아졌기 때문에 68년간 태풍의 이동속도는 점점 느려져 현재는 전체 평균보다 10% 내려간 상태이고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이동 속도는 20%가 느려진 상태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온이 1°C씩 오를 때마다 수분증가량은 7~10% 더올라갑니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지고 수증기를 더 흡수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더 강한 태풍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육지로 올라온 태풍이 오래 머물면서 집중호우와 강한 바람을 쏟아 놓기 때문에 홍수 등 더 많은 피해를 낳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은 더 많아지고 강력해지고 오래 머문다는 연구결과의 시나리오입니다.

정원덕 충북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태풍의 피해는 파랑, 해일, 수해, 풍해가 있습니다. 파랑은 해안 침식, 항만시설의 파괴, 해난사고 등의 피해를 야기합니다. 해일은 침수, 전답 등의 염분 피해, 선박의 침몰 등의 피해 등입니다. 수해는 산사태, 침수, 홍수에 의한 재산 및 인명피해 등이 있고 풍해는 풍화작용, 차량 전복 등의 피해가 있습니다. 반면 어떤 지역에서는 강수로서의 수자원을 확보해주고 대기와 바다에 축적된 오염을 해소해주는 환경 정화 역할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태풍은 원자력과 비교되어 일시적으로 에너지가 폭발하면 재앙이지만, 에너지를 조정해 사용하면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 국가는 4차 산업을 적용한 재난 연구에 꾸준히 투자하고 피해 상습지역에 방지시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국민들은 재난 경보를 주의 깊게 듣고 정부의 가이드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하여 극복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올해는 남은 태풍에 잘 대비하여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미래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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