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에서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에서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중부매일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을 방문해 준공식에 참석한데 이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제8차 회의를 주재하는 등 '고용창출'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를 통해 "청주공장은 올해 말까지 1천명, 2020년까지 2천100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것이며, 협력업체의 신규고용 인원도 3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 한다"며 "지역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에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일자리 위원회 모두 발언에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고용 문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도록 활력을 회복하는 데에 집중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산업현장을 방문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것은 경제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일본·유럽등 주요 선진국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국은 역주행하고 있다. 미국은 실업수당을 새로 신청한 사람 수가 49년 만에 최저이며 블루칼라 생산직 일자리는 34년 만에 최고 증가치를 찍었다. 독일도 신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2005년 메르켈총리 취임당시 11% 였언 실업률이 3%대로 뚝 떨어졌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로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취업난이 개선되면서 완전고용으로 전환됐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8곳 중 25곳의 고용사정이 좋아졌다. 공통적인 비결은 규제혁신, 감세 등 친기업 정책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기업친화적인 정책이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고용개선을 일구었다.

하지만 한국은 '고용참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경제가 퇴보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2.9%였다. 미국보다 성장률이 뒤졌다. 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은 '일자리 참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천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서민층 일자리는 26만개가 실종됐다. 한국경제가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 정부는 고용절벽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한 뒤 일자리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며 "그 결과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노동자의 임금수준이 높아지고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제조업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등으로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해 2022년까지 10만7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신산업 중심의 민간 일자리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총력지원체제 가동을 선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더욱 강력하게, 그러나 슬기롭게 밀고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경제실정의 원인이 된 소득주도성장을 더욱 견고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지만 정부정책의 효과로 질 좋은 일자리가 많아진다면 환영할만하다. 다만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말을 실천하려면 정부의 '반 기업 친 노동'성향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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