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목적과 달리 입시 유리한 학교로 변질 지적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청주외국어고등학교의 특수목적고 설립목적에 따른 대학진학률이 최근 5년간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해영 더불어민주당(부산 연제)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4~2018년 외국어고, 과학고, 영재학교 계열별 대학 진학 현황'을 보면, 전국 31개 외고 중 30개 학교의 졸업생 절반 이상이 어문계열이 아닌 곳으로 진학했다.

청주외고의 올해 졸업생 183명 중 진학한 176명을 계열별로 분석하면 인문사회계열 중 어문계열 진학은 64명(35%)뿐이며, 기타계열이 64명(35%), 인문사회계열 중 비어문계열 31명(18%), 이공계열 9명(5%) 등으로 조사됐다. 2014년 141명의 졸업생 중 진학한 113명 중 112명이 인문사회계열 중 어문계열로 진학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에 확연히 줄었다. 특히 충남외고는 2014년 졸업 진학생 155명 중 어문계열 진학 학생은 단 한명도 없어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외국어고가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양성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잃어버린 채 일반계고보다 입시에 유리한 학교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충북과학고등학교의 경우는 올해 졸업생 45명 중 이공계에 38명(84%)이 진학해 청주외고보다는 사정이 좀 나았지만 2014년 52명의 졸업생 중 51명이 이공계에 진학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제90조(특수목적고등학교)에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과학계열의 고등학교와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계열의 고등학교로 정하고 있다.

특히 교육감은 5년마다 시·도 교육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학교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 지정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김해영 의원은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계열의 고등학교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외고가 본연의 취지를 잃어버린 채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입시에 유리한 학교로 운영되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특목고의 단계적 일반계고 전환'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외국어고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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