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용 절감 차원 불법체류자 암암리 취업 급증
적발인원 3년새 3.8배 늘어...품질 저하·안전 위협

청주 방서지구 중흥S클래스 정문 전경. / 신동빈
청주 방서지구 중흥S클래스 정문 전경. / 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청주 방서지구 중흥아파트 부실시공 문제가 부각되면서 청주시에 신축 아파트 품질하자 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9일 방서지구·동남지구 부실시공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각 공사과정에 대한 현장 기준을 만들면 부실시공으로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접수되는 아파트 품질 관련 민원이나 전화 상담 내용 등을 건설사에게 확인 및 조치하도록 전달하는 한편 아파트 부실시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와 함께 건설현장들을 중심으로 기동안전점검단과 민간품질검수 전문가, 해당 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특별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방서지구와 동남지구 등 각 아파트 건설현장에 대한 공사 단계별 수시 점검도 강화할 방침이며, 각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점검도 벌일 계획이다.

아파트 조성현장에 있는 불법 취업 외국인들의 경우 기술력이 부족해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이날 방서지구 증흥아파트 감리단과 아파트 내부등 현장을 살펴보고 입주민들이 제기한 부실시공 문제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또한 시는 최근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 화재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의 31%가 불법체류자였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밖에 최근 낮은 공사비 책정 등으로 인한 건설비용 절감을 위해 외국인 불법체류자 고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회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국토교통위원회)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건설업종 불법취업외국인 및 불법고용주 단속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단속에 적발된 불법취업 외국인은 최근 3년간 총 6천938명이었다. 2015년 982명이었던 적발 인원은 2016년에 2천213명, 2017년에는 3천743명으로 3년새 3.8배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단속에 적발된 불법고용주 또한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에 711명이 적발됐고 2016년에 972명, 2017년에 1천695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3년간 공사현장 현황(1억원 이상)' 자료에 따르면 매년 12만여 곳의 건설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건설현장 불법취업 외국인과 불법고용주는 실제로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속에 적발된 불법취업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강제퇴거 조치하고, 불법고용주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정도에 따라 통고처분 또는 고발조치한다. 그러나 일부 인도적 사유 때문에 국내 체류가 불가피한 외국인은 통고처분 후 체류허가 조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영진 의원은 "불법 외국인력으로 진행되는 건설현장의 경우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해 안전교육 및 기능 훈련 등을 소홀히 해 품질저하와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현장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건설현장의 안전은 곧 주거 안전으로 직결되며, 국내 일자리 위협 문제 뿐 아니라 국가 간 외교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가 중첩돼 있으므로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한 대책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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