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송금 사유, 계좌입력오류가 81.4% 차지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농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착오송금으로 인한 반환청구 요청에도 불구하고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농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중 10명 중 1명에 가까운 고객이 7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착오송금에 대한 농협은행의 더욱 적극적인 반환조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을)이 14일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착오송금 반환청구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착오송금 반환청구 건수는 총 2만2천803건으로 총 554억에 달했다.

착오송금 반환청구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2015년 5천969건이었던 반환청구 건수는 2017년 8천851건으로 약 50%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반환청구 금액도 2015년 168억원에서 2017년 226억원으로 약 34% 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농협은행 고객의 착오송금은 다양한 사유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총 8천851건의 착오송금 중 계좌입력오류가 7천205건(81.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전자상거래 사기, 예금주 상이, 기관거래, 개인 간 분쟁, 보이스피싱 등 기타 사유가 1천228건으로 뒤를 이었다. 금액입력 오류도 19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반환 건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었다.

최근 3년간 미반환 건수는 총 1만3천115건으로 청구건수인 2만2천803건 대비 57% 수준이었고 2015년 3천475건이었던 미반환 건수는 2017년 5천74건으로 반환청구 건수와 마찬가지로 약 46% 가량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실제로 반환이 완료된 금액은 240억원으로 청구금액인 554억원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44%에 불과했다.

다만, 2015년 62억원에 불과했던 반환금액은 2017년 105억원으로 69% 가량 늘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동 기간 청구금액이 58억원 가량 늘어나는 가운데 반환금액은 43억원 밖에 늘어나지 않아 착오송금 발생 증가 속도를 농협은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반환 사유도 다양했는데, 지난해 기준 총 5천74건의 미반환 사례 중 고객 무응답이 2천886건(56.9%), 고객연락 불가가 1천31건(20.3%)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고객거부 사례 또한 388건이나 있었고 법적제한계좌, 이용기관 반환, 대포통장 등도 미반환 사유에 해당됐다.

농협은행 계좌보유자는 현재 2천272만명인데 이중 60대 이상이 524만명으로 전체의 23%에 달한다.

박 의원은 "고령 농업인이 많이 이용하는 농협은행의 특성이 착오송금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농협은행이 착오송금 발생예방 조치사항으로 이체정보입력 시스템 개선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반환금액이 착오송금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또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수취인 거부로 반환되지 않은 착오송금 관련 채권을 예금보험공사가 매입해 송금액의 80%를 반환 가능토록 하는 구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농협은행은 착오송금 구제제도 도입시 적극적으로 참여해 착오송금으로 인한 고객피해 최소화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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