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7시 서원대 음악관 콘서트홀서

박현숙 교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제가 서원대학교에 부임해 청주와 인연을 맺은지 23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행복하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떠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퇴임기념 음악회를 마련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이자 서원대 음악교육과 교수로 국악의 혼을 전달한 박현숙 교수가 이번 학기를 끝으로 캠퍼스를 떠나게 됐다.

이에 박 교수의 제자들과 음악교육과에서 정년 퇴임 기념 음악회를 마련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뜻을 더해주고 있다.

박현숙 교수 정년 퇴임 기념 연주회는 오는 17일 오후 7시 서원대 음악관 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이번 연주회에는 청풍악회의 정악을 비롯해 김죽파류가야금산조, 서원·숙명 가야금연주단과 테너 강진모, 바리톤 박영진, 색소폰 안태건의 My way, 씨알누리의 라장흠, 일통고법보존회의 김준모 등 여러 음악가들의 우정 출연도 준비돼 있다.

이날 김혜미의 사회로 공연의 포문은 '천년만세'를 연주할 예정이다.

박현숙 교수의 가야금, 거문고 박경은, 단소 김명희, 대금 황혜정, 양금 김민지, 장구 이재훈, 피리 이윤아, 해금 김서하가 출연해 아름다운 우리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2015년 창단된 풍류악회 회원들로 지역에서 연주되기 힘들었던 정악 음악을 중점으로 연구, 발표하기 위해 뜻을 같이해 우리 음악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어지는 무대는 라장흠, 라호원, 장호정, 정지영이 '앉은반 설장고'를 선보인다. 앉은반 설장고를 선보이는 이들은 1990년 1월 청주에서 창단한 풍물굿패 '씨알누리' 단원들로 충북을 근간으로 전국과 해외 무대로 활동하는 전통연희 단체다.

이어 김준모의 고수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한바탕을 연주한다. 그동안 박 교수는 서원대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22년동안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심화 클래스를 진행했다. 이날 서원대에서 박 교수에게 사사받은 제자들과 평생교육원에서 사사받은 제자들 15명이 함께 오르는 무대로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이어 2005년 창단된 서원가야금연주단의 제자들과 현재 숙명가야금연주단에서 활동중인 박 교수의 제자들이 함께 25현금 4중주를 연주한다. 곡명은 'My Way'로 테너 강진모, 바리톤 박영진, 색소포니스트 안태건이 함께 콜라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사)일통고법보존회 충북지회 '새울'은 앞으로 박 교수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의미에서 '비나리'를 선사한다.

새울의 김준모 대표는 "비나리는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고사덕담의 내용을 담은 노래를 얹어 부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 행위로 이후 사람들의 행복을 비는 말로 쓰이게 돼 앞날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을 '비나리하다'라고도 한다"며 "박현숙 교수님께서 열정으로 남기신 발자취는 영원히 남을 것이며 베풀어주신 은혜는 저희가 소중히 되뇌고 기억하며 함께한 시간들은 저희에게 행복이었다"며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저는 서원의 뜰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모두 따뜻한 마음과 인품을 갖춘 재원들이라고 늘 자랑스럽게 말해왔다"며 "돌이켜보면 교양과정인 '국악의 이해'와 평생교육원에서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심화반'을 22년 동안 강의하며 국악의 혼을 전했고, 학생들이 그 의미를 잘 이해하고 따라주어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음악과에서 국악을 전공하는 제자들과 무더운 여름 합숙을 하며 정기연주회 준비하던 일, 더 아름다운 음을 찾아 '서원가야금연주단'과 피나는 훈련을 하던 기억, 이 모두가 이제 추억의 강으로 흘러 들어 갔다"며 "서원대학교는 제게 과분한 사랑과 신뢰를 준 곳으로 어느덧 이 정들었던 학교를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라며 학교가 베푼 사랑과 함께 일했다는 자부심을 깊이 간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그동안 청주에서 음악을 하며 맺은 인연들께 모두 감사드린다"며 "정년 후라도 우리 대학과, 청주, 충북의 국악을 발전시키는 일이라면 작은 힘이나마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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