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미래다] 7. 충북 일자리 현실은
중소제조업 기반 일자리 증가세 불구 전국대비 비중 낮아 보완정책 필요
근로시간 길고 급여액 전국 최하위권…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심각수준

고용대란 속에서 지난 9월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모습. / 중부매일DB<br>
고용대란 속에서 지난 9월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모습.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은 고용률이 전국 3위로 상위권이지만, 상용근로자 비중이 낮고 단기직이 많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중소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기반으로 일자리가 양적으로 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은 좋지 않아 이를 보완하는 방향의 일자리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낮은 특성화고 취업률, 낮은 청년창업률도 고용여건을 끌어내리고 있다.

앞으로의 일자리 전망은 밝은 편이다. 반도체, 2차전지, 태양광 등 충북의 주력산업에 대한 일자리가 증가추세인데다가 이달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 M15 준공으로 2020년까지 2천100명 신규채용 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자 늘었지만 상용직 적어

충북의 고용 성적표는 전국 3위로, 선방하고 있다. 고용률이 69.8%(전국 평균 66.5%)로 제조업 취업자가 전국적으로 10만5천명이 줄었음에도 충북은 1만8천명이 증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충북지역 취업자 수는 2011년 75만9천명에서 2014년 82만3천명, 2016년 84만5천명, 2017년 86만1천명, 2018년 9월 현재 89만명으로 상승곡선이다. 취업자의 19.7%가 제조업분야다.

하지만 고용이 질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지난 6월 '충북지역 고용창출력 확충 및 중소기업 육성방안 모색'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전국과 비교할 때 ▶상용근로자 ▶대졸 학력자 ▶30~40대 근로자 비중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자영업자, 무급 및 가족근로자 비중은 높았다.

또 중소기업이 99% 비중을 차지하면서 근로시간은 전국평균보다 길고, 임금은 적는 등 일자리 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의 월 근로시간은 181.1시간으로 경남에 이어 두번째로 길었다. 월급여액은 평균 288만원으로 전국 하위권에 포함됐다.

실업률은 9월 2.4%로 1.1%p 상승했지만 전국 평균보다 낮다. 실업자 수는 9월 2만2천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만명이 늘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2018년 2분기 기준 9.2%로 1년새 6.0%나 하락했다.

심재정 충북도 일자리정책팀장은 "충북이 고용률이 높은 것은 제조업 사업체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충북도내 제조업 사업체는 2012년 9천813개에서 2016년 1만2천302개로 5.8% 늘었다"고 평가했다.

유동준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도 "충북은 주력산업인 반도체, 2차 전지, 태양광을 중심으로 향후 2~3년간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족인력 8천명 Vs 미충원 인력 3천명 '미스매치'

구직자와 구인기업간 미스매치는 평행선이다. 도내 노동시장에서 충원이 필요한 인력은 8천여명, 적극적으로 구인을 했는데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3천여명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일자리(8천414명)와 미충원일자리(3천216명)에 실업자(2만2천명)를 채용한다고 하더라도 6천명은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사업체 노동력 조사', 실업자 현황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구인난 가중으로 충북도내 중소기업의 미충원 인력은 2017년 상반기 3천150명(13.1%)에서 2018년 상반기 3천216명(14.2%)으로 소폭 늘었다.

경영악화 등으로 정원을 채우지 않은 부족인원은 도내 중소기업이 2017년 상반기 7천760명(부족률 2.5%), 2018년 상반기 8천414명(부족률 2.7%)이었고, 대기업은 2017년 상반기 788명(0.9%), 2018년 하반기 1천69명(1.8%)이었다.

유동준 충북중기청장은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이 미스매치를 해결해서 실업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자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의 부족인원을 채우는 쪽으로 일자리지원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산적 일손봉사'에 1만1천명 취업

충북도는 충북형 일자리창출정책으로 '생산적 일손 봉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와 중소기업에 유휴인력을 투입해 생산현장의 일손부족을 해결하는 사업으로 2016년 첫 시행됐다. 충북이 농업이 발달했고 고령인구가 많은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3년여간 20만8천명(연인원)이 참여했다. 실질적으로는 1만1천명이 일자리를 잡았다. 하루 4시간 일해 2만원을 받았다. 농가와 기업은 자부담없이 인력을 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일자리-봉사-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효과로 지자체 일자리사업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단기직이고 고용연속성이 떨어지는 점은 보완해야 할 숙제다.

김기원 충북도 생산적일자리팀장은 "한시적 일자리이지만, 긴급하게 일손이 필요한 농가와 기업체를 돕고, 은퇴자 등 유휴인력은 봉사 겸 일자리를 얻어 용돈을 벌 수 있다"면서 "농번기, 10~11월이 가장 바쁠 때"라고 소개했다.


#특성화고 취업률 30%대 '전국 미달'

특성화고 취업률이 전국평균에 미달될뿐 아니라 군 입대, 대학 진학 등으로 취업기간마저 짧은 점도 대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기능인력을 양성해 취업으로 연계하는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하는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은(2018년 1월 기준) 38.75%로 전국평균 50.9%에 한참 떨어졌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11개 특성화고 취업대상자 2천392명 가운데 914명(38%)만이 취업했고, 그중 836명(91.4%)은 중소기업에 채용됐다. 학교별로 1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특성화고 사업은 10년간 예산이 2.7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선 올해 26개 특성화고 중 12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이기영 충북도 일자리정책과장은 "특성화고 취업률이 낮아 이달말께 특성화고, 전문대, 교육청 등과 간담회를 열어 특성화고 취업률을 높일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창업 전국 대비 '낮아'

청년고용효과가 큰 청년창업수준도 낮은 편이다. 도내 벤처기업 수는 948개로 전국의 2.5% 수준이고, 최근 5년간 신설법인 증가율은 25.8%로 전국 27.7%에 비해 낮다. 학생창업 및 지원기관 역시 15개로 전국 대비 1.9%에 그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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