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근로자의 2.8배…충북 1인당 예산 26만원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충북소방관의 건강 이상자 비율이 71.7%로 전국 평균보다 상회하는 등 건강이상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방관 10명 중 6명 이상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 의원이 소방청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특수건강진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방관의 건강 이상 비율이 일반 근로자의 건강 이상 비율의 2.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기본법'에 따라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노동부가 소방관이 '산업안전보건법'상 특수건강진단 실시대상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후 2012년 법을 제정해 실시해왔다.

지난해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소방관은 총 4만3천20명이었다. 그 중에서 62.5%인 2만6천901명이 유소견 또는 요관찰 진단을 받으면서 10명 중 6명 이상의 소방관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관의 건강 이상 비율의 심각성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할 경우 더 명확하다. 지난해 일반 근로자의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보면, 203만여 명이 진단을 받았고, 유소견 또는 요관찰 진단을 받은 근로자는 45만여 명으로, 건강 이상자 비율이 22.4%였다.

소방관의 건강 이상 비율은 일반 근로자 중 고된 근무강도를 가지고 있는 야간작업 근로자의 건강 이상 비율보다도 더 높았다. 지난해 야간작업 일반 근로자의 건강 이상 비율은 46.4%로, 소방관 건강 이상 비율이 16.1%포인트 높았다.

시·도별로는 건강이상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81.6%의 부산이었고, 경기(73.1%), 서울(72.7%), 충북(71.7%)이 그 뒤를 이었다. 건강이상자를 세부적으로 구분하면 유소견자 비율은 제주(27.2%), 충북(23.6%), 부산(17.0%), 경기(16.6%) 순으로 많았다. 요관찰자 비율은 부산(64.6%), 서울(58.8%), 인천(56.9%), 경기(56.5%) 순이었다.

소방관은 국가직 공무원이 아니라 각 시·도에 소속된 공무원이기 때문에 특수건강검진 예산도 시·도별로 차이가 나는데, 올해 소방관 1인당 특수건강진단 예산은 평균 22만805원이었다. 1인당 예산이 가장 적은 강원은 15만원, 가장 많은 경기는 30만원으로 2배 차이가 났다. 실제 충북은 26만원, 대전·충남은 20만원 등이다.

소병훈 의원은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인 소방관의 높은 건강 이상 비율은 소방관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도 심각한 사안이다"며 "소방관 처우개선의 핵심인 국가직 전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검진 결과 드러나는 문제에 대한 의료 조치 및 사후 추적관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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