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구 안서동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는 왼쪽부터 김영자 씨, 남편 유영철 씨. / 백석대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15일 오전, 백석대학교(총장 장종현)에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 앞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자 씨(60·여)가 '백석후원의집'으로 등록하고 월 일정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겠다고 전해왔다.

10여 년 식당을 운영한 김 씨는 올해 초 백석대학교 앞 상가로 가게를 이전했다. 추운 날씨에 마음이 더욱 따뜻해졌던 이유는 김 씨의 가정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남편이 척수염을 앓고 있다"며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주기적으로 병원을 가야해서 치료비가 만만찮게 든다. 더 많이 베풀고 싶지만 먹고 사느라 여력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발전기금을 약정한 것은 물론 그는 재학생들을 위해 추석, 설날을 제외하면 매일 아침 6시에 가게 문을 열고 있다.

김 씨는 "한창 배고픈 나이잖아요. 아침 먹으러 올 수도 있으니 일찍 열어야죠. 밥이나 반찬 먹고 싶은 만큼 계속 더 줘요. 마음 같아서는 학생들이 생선이나 채소도 잘 먹었으면 하는데 요즘 친구들은 고기만 좋아해서 큰일이다"고 말했다.

기사님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백석대 보건학부 이경혜 씨(25·여)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자취생, 기숙사생들에게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며 "늘 잘 먹는 학생들을 기억하시고 채워주시는 모습이 이젠 친근하고 포근하다. 사장님 내외분이 건강하게 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자 씨는 "많은 금액을 약정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학생들이 항상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늘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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