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만원짜리 고기자판기 9대 총매출 4천200만원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1인가구를 겨냥해 농협이 도입한 한우·한돈 자판기가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김태흠 의원(자유한국당, 보령·서천)이 16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처음 도입된 'IOT 식육 스마트 판매시스템'은 현재까지 총 9개소에 설치됐다.

도입 당시 시범운영을 위해 농협중앙회 본관과 KT&G빌딩에 각각 1기가 설치됐으며, 이후 'CU편의점'과 '롯데백화점' 등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운영 이후 판매 실적을 보면 9개소의 총매출이 4천210만원으로 기기 당 평균매출이 5백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설치돼 1년여간 운영된 두 곳의 매출액도 2천400만원 수준으로 하루 판매액이 3만원 정도에 불과한 상태다.

올해 설치된 7개소 중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청량리점'은 운영 4개월만에 기기를 철수시키기도 했고, 판매부진으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량은 농협직원들에게 재판매하는 등 이는 600만원 상당 총매출의 15%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설치해 운영을 시작한 '안성팜랜드'의 경우 한 달 동안 단 2개(1만7천원)를 팔아 자판기 전기요금도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 지난해 시스템 도입당시 최신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자동화 판매기기로 1인가구의 소량 구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1인가구가 많은 주상복합빌딩이나 대형오피스텔 인근에 설치를 확대하고, 정육점이 없는 전국 800여개 하나로마트로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도입 1년만에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으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우·한돈 등 국내 축산물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최신 기술의 시스템이 운영 부실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기기 입지 및 운영 방식을 전면 재점검해서 판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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