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과감하게 정리하자
지역 축제 과감하게 정리하자
  • 한기현 기자
  • 승인 2018.10.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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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축제. / 클립아트코리아
축제.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한기현]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이다.해마다 전국에서 1천여 개의 크고 작은 지역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기네스북에 오른 강원도 화천산천어축제와 봉평 메밀꽃축제, 함평 나비축제, 보령 머드축제 등 일부 유명 축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의 색깔과 특색을 담지 못한 비생산적이고 낭비성 축제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역 축제에 대해 주민 3명 중 1명은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응답했다.또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도에 대해서도 30%가 넘는 주민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지역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지역적 특색을 살리지 못한 데다 일부 농산물 축제를 제외한 대부분 축제가 10월에 집중돼 지역 주민들만 어울리는 축제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충북에서도 지난 10월 4일부터 14일까지 청원생명축제, 세종대왕축제, 음성인삼축제, 증평인삼골축제, 영동난계국악축제, 생거진천문화축제가 동시에 개최됐으며, 지난 10일부터는 12일 일정으로 보은대추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역 축제가 이처럼 타 축제와 차별화 실패로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외면받고 있으나 주민의 애향심 고취와 지역 경제 활성화란 명분을 핑계로 굿굿하게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 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1천100 여 개 지역 축제의 65%인 760여 개 축제가 1996년 이후 탄생했다. 지자체는 축제 명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보, 주민 화합, 농가소득 증대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민은 많지 않다. 최선을 다해 축제를 준비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억울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아직도 단체장의 치적 쌓기와 생색내기 축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자치단체장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구경꾼, 즉 들러리에 그쳤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김미형 울산시 의원이 유사 축제와 예산 낭비성 축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울산시 축제 육성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조례안은 관광 진흥, 지역 고유문화 창달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시민이 참여하고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를 축제로 규정해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각종 경연대회, 가요제등 특정인만 참여하는 행사나 문화제, 음악제, 연극제, 영화제 등 문화예술행사, 농수축산물 임산물 특산물 등의 판매 촉진 행사, 민속놀이, 스포츠대회는 축제에서 제외했다. 또 울산광역시축제육성위원회를 설치해 축제의 발굴 육성과 지원, 유사축제의 통합 조정 권고, 지역대표축제 선정 및 평가 등을 심의하도록 했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김 의원은 이 조례가 시행되면 유사 중복축제가 통합돼 예산 낭비의 주범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표를 먹고 사는 단체장이 축제 행사를 축소, 폐지하거나 통합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여러 지자체에서 축제 통폐합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지역 축제는 지역 사회단체의 이권(?)과 얽혀있다. 사회단체의 주요 행사를 단지 비생산적이고 인기가 없다고 무우를 자르듯 단칼에 없애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축제의 역사가 20년 지났다. 단체장들은 이제 더 이상 주민 눈치 보지 말고 인근 지자체와 중복되는 비생산적인 축제를 과감하게 통합하거나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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