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2018.10.16. / 뉴시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2018.10.16. / 뉴시스

[중부매일 사설] 농협이 올해 경영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5127억원) 대비 61.8% 증가한 8295억 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 2012년 3월 금융지주사 출범 이래 반기 기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전년 동기(3600억원) 대비 85.7% 증가한 668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농협금융의 1조원 순익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농협만 경영실적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 순이자 마진 개선과 금융투자 자회사의 수수료 수익증가로 대부분 금융지주들의 경영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농협은 최고 순익의 과실을 임직원들이 주로 따먹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 직원 5명 중 1명은 1억 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이 같은 고액 연봉자는 최근 4년간 2배로 증가했다. 경영실적이 좋아져서 임직원들에게 연봉을 많이 주는 것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하지만 농민조합원을 위한 지원비가 급감하고 있다면 얘긴 다르다. 농가형편은 어려운데 농협 임직원들만 '돈 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어제 농협에서 받은 '농협 임직원 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농협 8대 법인 임직원 중 연봉이 1억 원 이상은 3천878명에 달했다. 이는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농협경제지주·농협하나로유통·농협양곡 등 농협 8대 법인 전체직원(1만9천946명)의 19.4% 에 해당한다. 농협 임직원수도 4년간 3만7천511명에서 10만3천413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농협은 또 지난해 790명에게 1인당 2억5천600만원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신(神)의 직장이 아니라 신(神)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다.

하지만 농협의 기반이 되는 농가인구는 1980년 1천82만 명에서 올해 239만 명으로 30년 간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또 작년 농가의 연 평균 소득 3천824만원 수준인 반면 부채는 2천638만원이었다. "농민 수는 급감하고 농업소득은 정체돼 농촌이 어려운데 농협은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돼간다"는 정의원의 비판이 공감이 간다. 특히 농협이 농민 조합원들을 위한 지난해 교육지원 사업비가 2천835억 원으로 2005년 3천390억 원에도 훨씬 못 미친것은 납득할 수 없다. 막대한 금융수입에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교육투자 사업에는 한없이 인색하면서 임직원 배불리 데는 통 크게 쓴 것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불과 3년전 만해도 경영난을 겪었다. 당시 시중 4대은행과 비교한 결과 농협은행은 대부분 지표에서 꼴찌를 차지해 자생력을 의심받기도 했다. 그만큼 금융기관 실적은 부침(浮沈)이 심하다. 그런데도 임직원 급여만 올리고 정작 농민조합원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조합원은 뒷전이고 임직원을 위한 농협이 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쇄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농협은 누구를 위한 법인인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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