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본사는 23일 충북도교육청과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 가졌다. 왼쪽부터 한국고등교육재단 윤병남 이사, 중부매일 이 정 사장,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이재길 지사장, 코리아플러스 장영래 대표./김용수
본사는 23일 충북도교육청과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 가졌다. 왼쪽부터 한국고등교육재단 윤병남 이사, 중부매일 이 정 사장,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이재길 지사장, 코리아플러스 장영래 대표./김용수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교육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 국가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제국주의자들의 수탈로 참담함을 겪었고, 남과 북의 사상적인 대결로 민족상쟁의 전쟁을 3년간이나치렀다. 완전히 황폐한 환경에서 우리는 교육을 통하여 민족의 수난을 극복하고 국가를 재건하는 복구사업을 추진하였다. 처참한 전화(戰禍) 속에서도 교육활동을 계속하였고, 이 후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한강의 기적' 뒤안길에는 한국인의 교육열에 기초한 교육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자유학기제'가 2016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다. 교육부에 의하면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도이다. '나를 공부하자' 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적성과 소질을 찾아가는 자기주도적 노력의 과정을, 교원은 조금 더 좋은 수업과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연구하는 과정을,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자유학기제'라는 명칭이 시사하듯이 자유학기에는 학생과 교사에게 두 가지 측면이 자유롭다. 하나는 자유학기 동안 학생들은 시험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들에게 있어 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자유학기에서는 평가가 시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지만 중간·기말고사 등 기존의 지필식 총괄평가를 받지 않는다. 또한 기존학기의 수업시수를 재구성하여 진로탐색 활동, 예술·체육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기존 수업 또한 다양한 교수법을 통해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장려하고 있다.

교육부의 긍정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우선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없고 부담을 줄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그러나 공부를 자율적으로 하기 어려운 10대에게는 부정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학생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또한 총괄평가가가 없으니 자신의 공부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 학부모가 입시를 두고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녀들을 사교육으로 몰아가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경쟁이 없으니 공부에 대한 열정이 식을 수도 있고 도전을 두려워하게 될 수도 있다. 교과수업의 시수가 줄어들고 교사의 업무부담 가중과 농산어촌의 교육적 여건 미비도 문제다.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기초학력은 발달 연령에 따라 습득해야 하는 지식이나 기능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학력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읽고 쓰는 능력과 연산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중등학교에서도 단계별 기초학력을 갖춰야 한다. 기초학력의 미달의 원인이 꼭 '자유학기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해 평가에서 국어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3 학생은 2.0%에서 2.5%로, 고2 학생은 3.2%에서 4.7%로 증가했다. 수학 중3은 4.9%에서 6.9%로, 고2는 5.3%에서 9.2%로 늘어났다.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지역간 계층간 격차는 오히려 심해지고, 특히 기초학력 미달이 '영포(영어포기)' '수포(수학포기)' '과포(과학포기)'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기초학력 미달자를 줄이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자유학년제로 확대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책을 무조건 강행하기보다 그것의 목적과 정당성을 이론적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시행과정에서 왜곡되는 측면이 없는지를 탐색하며, 그것을 체계화한 장기적인 이론 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력저하와 학력미달자의 증가, 높아지는 사교육 의존도에 대한 대책 등 현장 교사들의 불만과 우려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