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업(氣UP)] 1. ㈜바이온셀
설립 10년 맞아 진천에 둥지…연구개발·제조·생산 한곳에
거리멀어 이탈율 최소화 위해 출·퇴근 차량 2대 카풀 운영

설립 10년만에 청주에서 진천 신척산단으로 이전한 에스테틱전문 화장품 연구·제조업체 ㈜바이온셀 채희남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좋은 직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높은 연봉보다는 일·삶 균형, 자기계발 여건, 복지혜택, 유연한 조직문화 등이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 행복한 일터문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자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는 충북은 이같은 일터가 현실이 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고용노동부와 충북도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가 우려를 현실로 바꾸고 있다. 충북새일본부는 충북지역 일터에 행복한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기업과 산업단지 차원의 일터의 문제점을 진단해 직장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행복기업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도내 기업 10곳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에스테틱 전문 화장품 연구·제조업체 ㈜바이온셀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아 청주 오창산단에서 진천군 덕산면 신척산단으로 둥지를 옮겼다. 자연(Cell)과 과학(Bio)의 만남을 콘셉트로 피부를 연구하는 바이온셀은 100개 제품을 연구개발·생산·판매했다. OEM제품뿐 아니라 2009년부터는 자사브랜드 '라다메르', '쉴러', '오신채' 등을 생산하고 있다.

1천평 남짓의 진천공장 신축으로 화장품의 연구개발과 제조, 생산이 한 공간에서 가능해졌다. 청주토박이인 채희남(51) 대표는 설립 10주년을 맞아 더 큰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다.

채 대표는 "국내화장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신제형·신소재 기능성 원료 및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최첨단 바이오기술인 나노기술을 통한 DDS(Drug delivery system) 화장품을 개발하고 천연성분을 이용해 피부와 유사한 화장품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천으로 이전 직원이탈 불가피

전 직원이 18명인 ㈜바이온셀은 가족같은 분위기속에서 일하며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 올해 1월 이사온 진천공장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미정

하지만 올해 1월 진천으로 이전하면서 직원 이탈이 불가피했다. 청주에서 40여분 거리에 있어 출퇴근시간이 길고 정주여건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 구하기도 애를 먹었다.

"8년간 오창에 있을 때에는 직원 8명이 한 명도 이직이 없었어요. 가족같이 지냈거든요. 진천에 오니 사람 구하기도 어렵더라고요."

충북고용혁신프로젝트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바이온셀은 충북새일본부를 통해 올해 진천지역 거주자 위주로 6명을 새로 뽑았다. 충북새일본부는 최근 3년간 10여명의 채용을 도았다.

바이온셀의 전 직원 18명 중 4명은 여성가장이다. 올해 2월과 4월에 나란히 입사한 부부직원도 있다. 가족처럼 지내는 조직문화 속에서 이들도 '가족'이 됐다.

"잔업, 특근을 최대한 자제하고 정시 퇴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급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배려해주고 관심 갖고 가족처럼 지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출퇴근 같이 하면서 친해지고 '정시 퇴근'까지

천연성분 이용한 연구개발 모습.

일터가 청주(오창)에서 진천으로 옮겨오면서 직원들의 출퇴근에 대한 고충이 쏟아졌다. 충북새일본부는 직원이탈율을 최소하하기 위해 카풀을 제안했고 회사도 차량 제공을 선뜻 오케이했다. 현재 직원들의 출퇴근차량으로 청주~진천, 진천시내 등 봉고차 2대를 운행하고 있다. 출퇴근을 같이 하다 보니 직원간 대화가 늘었고 더 가까워졌다. 일석이조로 '단체 칼퇴근'도 자연스럽게 실현됐다.

"저녁 6시10분이 되면 사무실에 저랑 연구소장 둘만 남아요. 칼퇴근하니까 시간당 업무효율이 좋아졌어요. 그날 일은 미루지 않고 다 하더라고요."
 

#소통하면서 어색함 지우고 친밀감 채우고

(주)바이온셀 생산라인 모습.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전 직원 1박2일 워크숍을 제천으로 다녀왔다. 새일본부가 소통의 장을 위해 제안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사훈을 지어 애사심을 키우고 야외에서 함께 영화를 보면서 하나가 됐다. 무엇보다 회사를 알아가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회식은 자주 했지만 워크숍은 처음이었어요. 진천으로 오면서 새 직원을 맞이했는데 서로간 어색함을 지우고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었어요."

새로 입사한 직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충북새일본부는 '첫 월급데이'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과 7월에 입사한 김미라·정소연 사원의 첫 월급날에 떡을 해 회사에 찾아가 전 직원과 떡을 나눠먹으면서 직원간 더 가까워졌다.

바이온셀은 한달에 한번씩 전 직원이 같이 저녁을 먹는다. 소통의 자리다. "회식이라기보다는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어요. 주변에 식당이 없으니까 텃밭에서 기른 파, 호박으로 부침개도 부쳐 먹고, 삼겹살도 구워먹어요."
 

#에스테틱업계 유일 GMP 인증

청주토박이로 베테랑 연구원 출신인 채희남 대표가 자사브랜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김미정

바이온셀은 얼마전 GMP(우수제조관리기준) 인증 취득의 경사를 안았다. 화장품제조 및 품질관리를 인증하는 기준으로, 에스테틱화장품브랜드 중 정식으로 제조공장을 갖추고 GMP 인증을 취득한 기업은 바이온셀이 국내 유일하다.

채 대표는 로제화장품 등 화장품회사 연구소에서 20년간 제품개발경력을 가진 베테랑 연구원출신이다. 끊임없이 화장품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만들고 팔면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현재 중국, 홍콩, 베트남, 러시아, 사우디 등에 수출도 하는 내공이 있는 기업이다.

"국내 에스테틱쪽 브랜드가 적어서 초창기 거래처 확보가 어려웠어요. "100년이 지나도 건재한 브랜드를 만들테니 믿어달라"고 얘기했고, 지금은 거래처가 전국에 50곳이 넘습니다."
 

#천천히 오래 성장하는 회사

청주토박이로 베테랑 연구원 출신인 채희남 대표가 자사브랜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김미정

회사의 첫 시작은 2008년 7월 오창의 충청북도지식산업진흥원 건물내 작은 사무실에서였다. 채 대표와 임채일 연구실장 둘이서 창업했다.

"회사를 확 키우는 것보다 천천히 오래오래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직원들 월급 한번도 밀린 적 없었어요. 앞으로도 급여를 밀린다거나 일자리를 잃게 하는 일은 없을 거에요. 그건 직원들에 대한 배신이니까."

대표로서 일종의 '책임감'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채희남 대표는 망설임없이 "가족"이라고 답했다.

"제가 큰아버지 같은 역할이면 좋겠어요. 큰형이 동생들 챙기듯이 회사에서 맺어진 인연을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습니다. 60세까지 걱정없이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바이온셀은 오래오래 직원과 함께하면서 오래오래 성장하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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