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충북해외의료관광협의회가 20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창립총회를 진행하고 충북지역 의료관광활성화 및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충북대병원 제공
(사)충북해외의료관광협의회가 20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창립총회를 진행하고 충북지역 의료관광활성화 및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충북대병원 제공

의료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분류된다. 의료서비스와 관광 상품을 연계한 적극적 마케팅을 바탕으로 추진돼 일반 관광보다 이용객의 체류기간이 길고 비용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의료관광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경쟁도 치열하다. 충북도 5년전부터 해외의료팀을 신설하고 중국에 홍보관을 설치했으며 홍보대사를 위촉하는 등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때문에 충북의 의료관광객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나 의료관광 인프라 개선은 눈에 띠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6월 출범한 충북해외의료관광협의회는 4개월째 답보상태다. 이 때문에 의료관광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충북해외의료관광협의회가 집행부 구성과 법인등록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병·의원들이 지역 의료관광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각은 새삼스럽지 않다. 기존 '충북의료관광협의회'도 당초엔 도내 50여개 병·의원이 참여하는 대형협의체로 출범했지만 제대로 날개도 펴지 못하고 해체수순을 밟았다. 충북도가 낙후된 의료 인프라와 의료서비스 기반부실, 의료관광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을 개선하지 못한 채 무작정 밀어 붙이기 식으로 나선 의료관광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장기적으로 의료관광은 성장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 1인당 순수 진료비는 61만원이다. 하지만 이들이 국내에 머물며 사용하는 숙박비, 식비, 관광비 등을 고려하면 300만원을 웃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의료관광객 유치열기도 뜨겁다. 인천, 경기도 김포, 의정부시는 물론 강원도 강릉시, 경상남도 김해시 등 전국 상당수의 지자체가 단순히 기본 병·의원을 활용한 의료관광객 유치에서 탈피해 대규모 의료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충북은 청주국제공항이라는 접근성을 앞세워 중국의료관광객을 공략해왔다. 이에 따라 2013년 816명이었던 의료 관광객은 2014년 2천333명, 2015년 2천714명에 이어 2016년에는 4천48명에 달했다.

하지만 의료 환경은 열악하고 병·의원은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대규모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고 해도 문제다. 혹시라도 다녀간 외국환자들의 지역 의료관광환경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면 장기적으로 손해다. 치료와 관광을 목적으로 바다건너 먼 곳에서 오는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만족할 만한 의료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안된다.

차별화된 첨단 의료시설과 수준 높은 의료진, 선진화된 의료정책을 갖추지 않은 채 무조건 의료관광협의회만 만든다고 해서 충북의 의료관광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는 힘들다. 또 병·의원의 숫자가 많다고 협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설과 인력 면에서 해외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대형병원으로 선택과 집중해 협의회를 출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충북도는 의료관광에 대한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