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동 충북대 명예교수 '청주지역 기독교와 근대사회 문화운동'

일신여고 양관. / 중부매일 DB
1917년에는 남문로의 청주제일교회 옆에 소민병원 진료소를 개설했다. 소민병원은 1941년 미국선교사가 철수될 때까지 운영됐으며 이 병원 건물은 현재 일신학원 구내 영관(충북 유형문화재 133-6)으로 남아 있다.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중부매일과 문화학술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중원포럼이 지난 10월 26일 오후 6시 우민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제127회 학술발표회를 실시했다.

이날 전순동 충북대 역사학과 명예교수가 '청주지역 기독교와 근대사회 문화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 교수는 "청주지역에 기독교가 들어온 것은 1900년으로 보고 있으며 청주 신대동의 신대교회의 설립을 기점으로 잡고 있다"며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지역민에 의해 자생적으로 시작된 기독교 복음의 씨앗은 1904년에 세워진 청주읍교회를 중심으로 여러 농촌지역에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노아 선교사를 비롯한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한국 기독교 선교가 교육과 의료로부터 시작됐듯 청주지역에도 교육과 의료 사업이 기독교 터전을 마련하고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청주 최초의 근대학교인 청남학교(1904), 여성교육을 위한 여학교(1907), 교회지도자 양성을 위한 청주성경학원(1921), 유아교육을 위한 상당유치원(1930) 등을 건립하여 근대 교육의 선구적 역할을 하면서 지역의 사회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청신여학교는 1909년에 공식 인가를 얻었으나 이미 1907년에 민노아 선교사 부인 도티 여사를 통해 학교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청주지역 여성교육의 효시였던 것이다.

이와 함께 1907년 널 의사가 청주선교부에 부임해 구내에 진료실을 개설하고 시약소와 무료 진료실 겸함으로써 충북 의료 선교활동이 시작됐다.

전순동 충북대 명예교수<br>
전순동 충북대 명예교수

전 교수는 "1909년에 세워진 청주의 '자혜의원'(현 청주의료원)보다 2년이나 앞서 개설된 것으로 충북의 서양 의료 활동의 효시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1917년에는 남문로의 청주제일교회 옆에 소민병원 진료소를 개설해 시민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면서 지역민의 보건과 위생 증진에 기여했다. 소민병원은 1941년 미국선교사가 철수될 때까지 운영됐으며 이 병원 건물은 현재 일신학원 구내 양관(충북 유형문화재 133-6)으로 남아 있다.

전 교수는 "기독교의 전파로 여성과 어린이가 가장 큰 혜택을 봤다"며 "여성들의 모임인 청주읍교회의 부인전도회가 조직됐고 남녀평등이라는 인식이 커지는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일제 강점기에 시대적 요구가 민족 보존과 근대화에의 지향이라면 청주 기독교는 이를 위해 당시 고루하고 봉건적인 전통사상에 도전하면서 근대 교육, 계급 타파, 남녀평등, 여성해방, 금주 금연, 농촌 운동, 미신타파 등 사회 개혁과 근대 문화 형성에 앞장섰다"며 "나아가 민족 좌절의 위기에서 지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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