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박근희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8.10.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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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박근희 CJ지주 공동대표.<br>
박근희 CJ지주 공동대표.

1993년은 삼성전자에게 전환점이 되는 해다. 그 일 년 전만해도 삼성전자 제품은 미국·일본 소비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싸구려였다. TV는 미국 전자 제품 매장의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수북이 쌓였다. 세탁기는 금형이 잘못돼 플라스틱 모서리 부분을 일일이 칼로 잘라내고 공급할 정도였다. 2류가 아니라 3류 제품이었다. 회사 내부에 위기가 감돌자 오너의 결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유명한 어록(語錄)은 그 때 나왔다. 초일류기업 삼성의 발판이 된 기념비적인 선언이다.

그해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과 함께 신경영 테스크포스(TF)를 이끌며 사내 조직에 신경영 DNA를 전파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 있다. 당시 삼성의 고참 부장이었던 박근희(65) 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직접 "책을 만들어라, 용어집을 만들어라, 젊은 직원들 모두 볼 수 있게 관련 내용을 만화로 만들라"는 주문에 이 회장 강연 내용을 직접 정리해 교육용 책으로 엮어내는 작업도 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신경영 전도사'다. 그가 2013년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열린 '삼성 경영학' 강의의 강연자로 낙점된 것은 신경영 철학을 그룹에 이식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신경영 선언이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만들었다.

이후 박근희는 삼성에서 승승장구했다. 이건희 회장으로 부터 돈독한 신임을 얻어 삼성캐피탈·삼성카드 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중국법인 사장을 담당하면서 삼성 제품의 중국내 1위 수성과 현지 브랜드 제고 등 그룹의 중국시장 안착과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 부회장과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도 역임했다. 지난 8월엔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된데 이어 최근엔 CJ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 공동대표로 그룹 경영전반을 총괄한다. 그는 국내외 명문대 출신 엘리트가 즐비한 삼성에서도 실업고(청주상고)와 지방대(청주대) 출신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딛고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에 오른바 있다.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경영인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중시한 '정도경영', 경영전반을 꿰뚫는 통찰력,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경륜과 전문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마당발 인맥'은 그의 경쟁력이자 큰 자산이다.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그는 5년 전 국내 정상급 멘토 들의 토크쇼 '열정樂서' 청주대 편에서 '리더십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모교 후배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는 토크쇼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며 "평생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능력과 열정만 있다면 지방대 출신도 얼마든지 글로벌 기업 CEO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성공하려면 '능력과 열정'을 갖춰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박근희'가 강조하면 말에 무게가 실린다. 그가 바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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