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新풍속도…정착에서 성공까지 들여다보니

철저한 준비와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 귀농 수년만에 부농의 꿈을 이루고 있는 이광수씨의 다육식물 재배 농장.

[중부매일 최동일기자] 언제부터인가 각박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농촌으로 터전을 옮겨사는 귀농귀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인에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농촌에 정착을 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발걸음을 돌리는 숫자도 적지않은 게 현실이다.

그만큼 귀농귀촌은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 되고 있다.

충북의 경우에도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새 6만8천가구에 10만여명이 귀농귀촌해 매년 2만2천여가구, 3만2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가장 많은 청주시 8천227가구 1만3천272명 등 도내 전체 귀농귀촌인은 2만3천742가구 3만4천290명에 이르는 등 소폭이지만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도내 인구증가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충북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귀농귀촌인들을 위해 농업창업 등 융자금 지원, 주택수리비 지원, 귀농인의 집 운영 등의 사업으로 조기 정착을 도우며 농촌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귀농귀촌인과 원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위해 소통·융화를 통한 안정적인 정착에 힘을 쏟아 소규모 공동체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등에 힘입어 지역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상생의 길을 걷고 있는 귀농귀촌 성공사례를 도내에서도 적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연고도 없는 옥천군 동이면에 정착해 지역주민과 상생에 앞장서고 있는 여진혁 대표의 굼벵이 농장 '여가벅스'.

#지역주민과의 상생에 앞장

▶옥천군 동이면에 정착한 '여가벅스' 여진혁 대표는 지난 2016년 지역과 아무런 연고도 없이 젊은 나이에 귀농을 선택해 불과 2년여 만에 마을사업에 빠질 수 없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지역과의 융화에 성공했다.

현재 살고 있는 마을인 동이면 석화리 행복마을 사업의 발표자로 나가 마을 가꾸기를 통해 지역 어른들과 융화되기 시작한 여 대표는 이를 통해 굼벵이 농장 '여가벅스'를 시작하게 됐다.

최신식 스마트팜 농장을 구축한 여 대표는 온라인을 활용해 블로그로 약용굼벵이를 판해하고 있으며 상품판매와 함께 귀농귀촌 정보를 제공하면서 충북농업기술원의 우수농원 인증을 받을 정도로 영농활동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도시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지난해 단양군 영춘면으로 귀촌한 윤모씨는 농촌에서 이웃과 남다른 정을 나누면서 홀몸어르신들의 지킴이로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는 경우다.

윤씨는 귀촌후 마을에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반찬을 제공하거나 한겨울 보일러 고장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 어르신에게 15일 가량 자신의 집 빈방을 내어주고 숙식을 제공하는 등 주민에게 감동을 주며 보람된 삶을 살고 있다.

▶27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지난 2013년 단양군 영춘면으로 귀농한 이모씨는 초기 낯선 환경에 힘들어 하다가 선배농업인의 아낌없는 도움으로 자리를 잡은 뒤 이제는 후배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와주고 있다.

이씨는 농사일에서도 진일보해 약 1천850여㎡의 농지에 콩, 고추, 들깨, 고구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마을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성공적인 정착사례로 꼽히는 등 귀농으로 보람된 제2의 삶을 누리고 있다.

특히 어려웠던 귀농 초기, 군에서 운영하는 멘토-멘티 지원사업을 통해 선배농업인의 도움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지역주민과 귀농귀촌인과의 갈등해소 방안 마련'을 주제로 국민디자인단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신이 개발한 농업관련 기술과 지식을 후배·지역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제천 귀농인 김순일씨가 만든 햇빛건조기.

#이웃 봉사에 마을발전 이끌어

▶귀농귀촌인 부녀자 13명으로 구성된 충주시 대소원면의 '아낙뜰'은 회원들간에 서로 돕고 화합을 도모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노약자, 부녀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귀농귀촌의 성공적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은 올 한해 8차례의 농촌일손돕기를 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형편이 어려운 농가의 인건비 절감과 함께 삶의 의지를 북돋워주면서 서로 돕는 농촌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9년 고향으로 돌아온 김모씨는 마을이장 일을 보면서 마을과 주민들을 위한 체험마을 조성 등의 사업을 펼쳤으며 지난 2015년부터는 증평군 귀농귀촌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귀농귀촌인과 지역주민간 상생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귀농귀촌협의회 회원들과 매년 지역내 취약계층 가구의 도배 및 장판 교체 등의 봉사활동을 실시해 주변의 신망을 얻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코메가의 정모 대표는 제조업을 운영하다가 지난 2013년 음성 생극면으로 귀농해 생들기름 생산회사를 설립한 뒤 지역에 들깨작목반을 조직하고 생산된 들깨를 전량 수매하고 있다.

코메가는 이를 통해 지역민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주민과의 상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2015년 농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강의 및 교육을 하며 6차산업 선도농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천시 봉양읍에 거주하는 김순일씨는 군 장교 출신으로 퇴직후 봉양읍에 귀농·정착하게 되면서 자신이 개발한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햇빛건조기 제작법 등 농업관련 기술과 귀농과정에서 익히고 체득한 여러 지식을 지역민과 후배 귀농귀촌인들에게 전수했다.

또한 귀농귀촌협의회 일을 보면서 후배 귀농인들에게 주택건축부터 영농과 관련된 여러 과제들을 솔선수범해 알려주는 등 귀농귀촌인들이 지역민들과 함께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철저한 준비와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 귀농 수년만에 부농의 꿈을 이루고 있는 이광수씨의 다육식물 재배 농장.

#농법개발 등 농업선도 활동도

▶친환경 농법 등 농업기술을 개발해 주변 농가들에게 도움을 주는 농업선도 활동을 펼치는 농가도 있는데 제천시 송학면에 귀농한 우모씨는 친환경 고추재배방법을 자체적으로 개발·사용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귀농후 친환경 관련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이 개발한 농법을 이웃에게도 보급해 지역주민들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면서 농자재 비용 절감, 안전한 먹거리 생산으로 지역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와 생극면 주민자치위원회는 귀농귀촌인들이 단체활동을 통해 각종 화합행사 개최와 위원회 행사 참여 등 지역주민들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두차례 귀농귀촌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간담회와 화합 윷놀이를 열어 단합의 장을 만들고 주민자치위원회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에 귀농귀촌인들의 참여를 이끌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주 낭성면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하면서 다육식물 재배 사업을 시작한 이광수씨는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귀농 수년만에 연소득 6천여만원을 올리고 올해는 1억원의 수입을 기대하는 등 부농대열에 합류했다.

일찍부터 귀농을 준비해온 이씨는 블루베리 재배 단체로부터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우수종자를 분양받아 재배에 적합한 곳에서 임대로 농사를 시작해 차근차근 한단계씩 성장하는 귀농전략을 폈다.

2년간 나무를 키운 뒤 체험농장으로 꾸며 농장경영을 안정화시킨 이씨는 농사를 확대할 다른 작목으로 다육식물을 고른 뒤 영농후계자지원사업, 농업정책자금, 귀농인창업자금 지원 등을 통해 사업규모를 늘려나가 등 전향적인 농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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