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10일 오전 세종시 보람동 세종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세종시 2018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9.10. / 뉴시스
10일 오전 세종시 보람동 세종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세종시 2018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9.10. / 뉴시스

이달초 더불어민주당과 충북도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8전8승의 이시종 지사 선거이력을 추켜세우면서 7선 국회의원이란 자신의 관록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제헌국회부터 지금 20대에 이르기까지 국회 의정사에서 7선이상을 한 의원은 9선에 성공한 김영삼, 김종필, 박준규 등 3명을 포함해 모두 21명으로, 현역중에는 8선의 서청원 의원에 이어 이 대표가 두번째 다선이다. 수많은 정치지망생과 현역 정치인들이 그렇게도 꿈꾸는, 그래서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번 달기도 어려운 금배지를 무려 7번이나 달 정도로 이 대표는 녹록지않은 정치이력 만큼 온갖 풍상을 다 겪었을 것이다.

이 대표의 정치경력을 말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편가르기'다. 이 대표 본인이 당사자로 거론되기도 했고,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정치행보에는 늘 '편가르기'라는 단어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그는 원칙주의자로 통하면서도 특유의 독단과 독설이 더해져 바람 잘 날이 별로 없을 정도로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서왔던 정치인이다. 그런 이 대표가 이번엔 충청권을 뒤흔들고 호남권 정치인들을 들썩이게 한 진앙지가 됐다. 집권여당 대표 자리에 앉자마자 지역구인 세종시에 고속철도 역사를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기 때문인데. '세종역'이라는 논란거리로 충청권을 비롯한 지역과 관계자들의 편가르기를 시작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볼때 편가르기는 세가 부족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과 명분이 적정하지 않으면 뒤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더구나 이번 '세종역' 편가르기는 '천안분기 호남연결노선'이라는 예기치 못한 논란거리를 끌고들어와 '국가X축'이라는 고속철도망의 근간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호남권 국회의원들의 정치공세가 예상되는 이 노선의 명분은 운행시간 5분단축이다. 국가 기간인프라인 철도의 특성상 중심축과 거점을 통한 효율적 운행이 더 강화·강조돼야 함에도 지난 2005년 결론이 난 이 문제가 지금 되살아난 것은 집권여당 대표의 세종역 주장이라는 '주문(呪文)' 때문이다.

'편가르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이슈에 대한 잣대를 비교하면서 더 나은 해법을 찾거나 논쟁을 통해 잠재된 문제를 수면위로 끄집어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세종역 신설 주장은 뺄셈과 나눗셈이라는 편가르기의 역작용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오송역 중심의 광역교통망 구축은 덧셈과 곱셈의 등식을 보여준다. 세종역이 만들어져도 오송역 이용객을 나눠갖는 간이역 수준에 머물고 오송역의 위상과 거점 역할이 줄어들게 되며, 상생을 위한 충청권 공조가 무너지면서 지역의 역량만 분산·약화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송역 광역교통망이 만들어지면 시간·비용 절감과 편의성이 강화돼 이용자들이 늘어나게 되며, 강호축의 거점으로 그 위상과 역할이 커지면서 충청권 전역으로 결실을 확산시킬 수 있게 된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빼기(-)와 나누기(÷)의 정치보다는 더하기(+)와 곱하기(×)의 정치가 더 이롭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대표의 세종역 편가르기가 빼기와 나누기로 점철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논란과 분열이라는 지금의 진행상황이 증명해주고 있다. 국가적으로나 충청권 지역적으로나 7선의 금배지가 부끄럽지 않은 원로 정치인의 행보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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