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간 거리 450m 오송고~시립도서관 1km 걸어야
재단 앞 설치되면 300m 단축...경찰 "경관육교가 적절"

청주시 흥덕구 오송생명로 123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앞 간선도로 항공사진
 청주시 흥덕구 오송생명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앞 간선도로 항공사진. 맞은편에 오송호수공원(만수공원), 옆으로 시립오송도서관과 오송사회복지관, 뒷편에 오송C&V센터와 오송SB플라자가 위치해있다. 재단 주차장(무료개방) 이용시 맞은편 호수공원으로 가기 위해 '⊃' 모양으로 300m를 돌아가야 한다.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주시가 '오송'을 청주시 미래발전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오송의 주 간선도로에 사고위험 감소를 위해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다가 묵살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재단 앞 오송생명로 왕복 6차선, 길이 450m 도로의 중간지점(재단 정문)에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고 청주흥덕경찰서에 심의를 요청했지만, 지난 8월 '부결' 통보를 받았다.

오송재단 바로 맞은편에는 오송호수공원(만수공원)이 자리해있어 유동인구가 늘고 있는데다가 호수공원 옆에 학교, 아파트단지가 있어 교통사고위험에 노출돼있다.

오송재단 옆으로는 오송시립도서관과 오송사회복지관이, 뒷편으로는 오송C&V센터와 이달 준공식을 가진 오송SB플라자가 위치해있다.

특히 호수공원 인근에 오송고, 오송중, 만수초가 있는데 길 건너의 도서관과 복지관을 이용하기 위해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횡단보도간 거리가 450m에 달해 오송고에서 오송시립도서관까지 가려면 1㎞ 가까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송재단 앞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면 300m 가량 보행거리가 짧아진다. 오송재단은 도서관 이용객 편의를 위해 재단에서 도서관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어 개방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재단 주차장(무료 개방)에 주차를 한뒤 호수공원으로 갈 경우 '⊃' 모양으로 돌아가야 해 이동거리가 300m 가량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오송재단 관계자는 "주말에 유모차를 이용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고 안전을 위해 재단 주차장을 이용하는데 횡단보도가 없어 힘들어한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시설개방을 하고 있는데 진입이 불편해서 개방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송첨복단지의 핵심공공기관으로서 방문객이 늘고 있는데 그 앞에 횡단보도가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면서 "횡단보도는 교통약자를 위한 것으로, 차량 과속방지, 무단횡단 방지, 호수공원 주변 불법주차 방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송재단의 하루 방문객은 600여명, 상시 근무자는 460여명이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경. / 오송재단 제공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경. / 오송재단 제공

이 도로를 매일 이용한다는 한 시민도 "신호등이 없으니까 차들이 더 빨리 달리고 야간에는 특히 위험하다"며 "보행자 입장에선 횡단보도가 많을수록 보행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같은 횡단보도 및 신호등 설치 요구에 대해 청주흥덕경찰서는 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부결' 결정을 내렸다. 주 간선도로 기능 유지, 중앙분리대 수목 식재에 따른 진출입 시야확보 어려움이 이유였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내 제2경부고속도로 오송지선과 1번 국도가 연결되고 오송생명4로(오송재단 앞 도로~오송생명1로)가 합류할 예정이어서 추가적 교차로 형성이나 횡단보도 설치는 지양하자는 내부논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청주흥덕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이면도로는 보행자 편의를 고려해 횡단보도 설치가 가능하지만, 오송재단 앞 도로는 도로기능상 '이동성'이 중요한 도로"라며 "앞으로 교통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호수공원 등 주위환경을 고려할 때 평면 횡단보도보다는 경관육교 설치가 적절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중앙분리대 수목 제거 업무는 청주시에 담당부서가 없어 시에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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