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업] 3. 보은 ㈜다린공장
용기 펌프·스프레이 제작 2011년 보은공장 오픈
국내 80% 점유…2015년 흡수합병 구조조정은 無
충북새일본부 지원 스탠딩환경·탈의실·화장실 개선
직원 11% 이주여성…업무능력탁월 지속채용 희망

보은군 월송리에 위치한 펌프캡 제조업체 '㈜다린' 은 샴푸·린스·바디워시·주방세제 용기에 쓰이는 펌프와 스프레이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등에 납품하며 국내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다린'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미정
보은군 월송리에 위치한 펌프캡 제조업체 '㈜다린' 은 샴푸·린스·바디워시·주방세제 용기에 쓰이는 펌프와 스프레이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등에 납품하며 국내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다린'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보은군 보은읍 월송리에 위치한 ㈜다린은 샴푸·린스·바디워시·주방세제 용기에 쓰이는 펌프와 스프레이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유니레버, 존슨앤존슨 등의 '펌프 캡'이 다린의 제품으로, 국내시장의 80%, 세계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50여건의 산업재산권을 갖고 있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이면서 2012년 12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여성친화 일촌기업' 선정, 2013년 12월 보은군 우수기업 선정, 2017년 10월 충북기업진흥원 '일자리창출우수기업' 선정 등 내실을 갖춘 기업이다.

 

# 일하는 환경 개선하니 직원 밝아져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생산라인 직원들의 업무피로감이 늘 신경쓰였던 회사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에 S.O.S.를 요청했다.

충북새일본부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조성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다린은 직원들의 고충을 새일본부에 전달했고 새일본부는 생산라인 모든 직원들의 자리에 의자를 배치하고 의자밑에 고무완충패드를 깔아 다리근육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고민을 해결해줬다.

단순작업에서 피로감이 줄어드니 직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재근 보은공장장은 충북새일본부에 남다른 감사함을 드러냈다.

"딱딱한 바닥에 서있는 것보다 푹신하면 체중이 분산되니까 피로감이 덜하죠. 고무완충패드 덕분에 직원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생산성이 좋아졌어요. 직원들이 원해서 충북새일본부에 제안했는데 들어주셔서 직원 만족도가 높아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지원으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생산라인 모든 직원들의 자리에 의자가 배치되고 의자밑에 고무완충패드가 놓여졌다. 다리근육의 부담을 덜어 업무피로감을 줄여줬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지원으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생산라인 모든 직원들의 자리에 의자가 배치되고 의자밑에 고무완충패드가 놓여졌다. 다리근육의 부담을 덜어 업무피로감을 줄여줬다.

충북새일본부의 기업환경개선사업을 지원받아 올해 직원 탈의실 락커를 신형으로 바꿨다. 3년전에는 직원휴게실을 확장하고 바닥에 온돌을 까는 등 개보수작업을 진행했고, 화장실 전체에 비데(6대)도 설치했다. 하루종일 일하는 환경이 개선되니 일터에도, 직원 얼굴에도 생기가 번졌다.

식당 옆 사내 커피숍은 직원들의 '쉼터'로 애용되고 있다. 자제 예산을 들여 안마의자 3대에다가, 바닥에 온돌을 깔아 직원들이 잠시 피곤한 몸을 눕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직원들끼리 커피를 마시며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다.

# 성장 가속…흡수합병에도 인력감축은 '0'

일터환경이 개선되니 회사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1년 7월 1일 보은공장을 오픈한 ㈜다린은 전 직원 50명에서 출발해 80명으로 늘었다.

펌프캡 생산규모도 늘어 초창기 월 350만개에서 2016년 월 660만개로 최고점을 찍었고 지금은 한달에 550만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성장궤도를 달리면서 2015년 3월 인천의 합판제조업체인 ㈜선창산업에 인수됐다. 오너가 바뀌고 조직이 바뀌는 등 대대적인 '성장통'을 겪었지만, 구조조정은 없었다.

㈜다린 생산라인 모습. / 김미정
㈜다린 생산라인 모습. / 김미정

# 이주여성과 함께하는 기업

다린은 '이주여성과 함께하는 기업'으로도 알려져있다. 전 직원의 11%가 이주여성(9명)이다. 이주여성 4명은 창립멤버로 2011년 6월 입사해 줄곧 회사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근로자(6명)까지 합하면 총 15명이 외국인 직원이다.

베트남 5명, 태국 2명, 우즈베키스탄 1명, 중국 3명, 러시아 2명 등이다.

채용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충북새일본부를 통해 이뤄졌다. 초창기에는 보은에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이주여성을 채용했으나 지금은 이주여성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주여성이라고 해서 차별할 것도 없고 또 특별대우 해주는 것도 없어요. 똑같은 '우리 직원'인 걸요. 보은에 정착해서 한국사람으로 귀화했으니까 한국사람이죠."

이주여성직원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 펌프캡 검사업무에서 특히 탁월하다는 평가다.

"특히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꼼꼼히 잘 보고 애사심을 갖고 일해요. 이주여성들이 일을 잘하니까 회사입장에서는 좋고, 앞으로도 계속 뽑고 싶습니다."

명절 때마다 이주여성직원을 대상으로 '친정 보내주기' 사업을 2년간 해왔는데 잠시 중단한 상태다. 회사여건이 좋아지면 재개할 계획이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지원으로 올해 신형으로 교체된 직원 탈의실 락커룸. / 충북새일본부 제공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지원으로 올해 신형으로 교체된 직원 탈의실 락커룸. 3년 전에는 바닥에 온돌을 까는 개보수작업을 거쳤다./ 충북새일본부 제공

# 복지로 애사심 키우고 생산성 높이고

다린은 '상생' 정신이 강하다.

창업이념이 ▶나는 자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나는 회사를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나는 사원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로, 노사의 상생발전을 꾀하는 회사다.

직원들의 수고로움을 격려하고 사기진작을 위해 매년 우수사원 1~2명을 선정해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벌써 5년째다. 올해에는 품질팀 한상대 주임이 지난달 미국 LA를 다녀왔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원들은 애사심이 생기니까 일을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우수사원 선정기준은 회사업무에 대한 공헌도로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경쟁률이 높아요."

눈치 보지 않는 연차 휴가, 정시 퇴근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제조업체이지만 야근이 없고 정시 퇴근한다. 보은 외곽에 위치해있어 출퇴근 통근버스를 운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후 5시 단체 칼퇴근'이 실현됐다.

"우리 회사의 최대 장점은 연차휴가를 언제든, 원할 때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원복지의 하나로 개인생활을 보장해주면 회사에 더 봉사하게 되니까. 하루 전에만 얘기하면 (휴가를) 다 보내줍니다."

지난달에는 직원들에게 맛좋고 질좋은 점심을 주기 위해 구내식당업체를 전문급식업체로 바꿨다. 식재료가 좋아졌고 식단메뉴는 다양해졌고, 식당은 청결해졌다.

모든 직원들의 생일을 함께 축하해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생산직 최인숙 사원의 생일파티가 있었다. 두달에 한번씩 오전 10시에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생일케이크를 자르고 회사에서 주는 선물을 받고 다과를 즐기며 축하를 받는다. 3년째다.

이재근 ㈜다린 보은공장장. / 김미정
이재근 ㈜다린 보은공장장. / 김미정

# 화장품 시장 확장 계획

앞으로는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생각이다. 지난 1년간 화장품 용기 개발에 주력해 현재 제품개발완성단계다. 내년부터는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보은지역의 인재를 채용해 보은지역, 나아가 충북에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One for All, All for One(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의 사훈처럼 ㈜다린은 오늘도 노사상생, 다문화와 상생, 지역사회와 상생 등 '상생'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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