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충주시는 충주 탄금대를 남한강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문화유적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역사문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충주 탄금대 명승 정비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충주시는 충주 탄금대를 남한강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문화유적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역사문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충주 탄금대 명승 정비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다 보면, 철의 나라 여섯 가야를 이끌던 김수로 왕이 나온다. 가야는 한반도 남쪽에 삼한 중 변한에서 발전한 나라다. 김수로 왕의 부인 허황옥 왕비는 야유타국 공주로 인도나 타이, 중국의 어느 지역일 것이라고 추측을 한다. 김수로가 다스리던 김해의 금관가야는 오늘날 경상남도 지역에 있었고, 경상북도 고령에 대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진주에 고령가야, 고성에 소가야가 있었다.

최근에 고령군청 주관 대가야문화체험 행사에 초대되어 가이드 Y의 안내로 필자가 대표 있는 문학과 예술인협회 회원 10여명과 함께 대가야박물관과 우륵 박물관을 갔다. 문화해설사 안내로 대가야왕릉이 모여 있는 지산동고분군 기슭을 둘러보았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704기의 대규모 순장무덤 중 지산리 44호분의 대가야왕릉 내부에는 무덤의 구조와 축조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모습, 부장품의 종류와 성격 등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우륵박물관으로 갔다. 이 박물관은 악성(樂聖) 우륵이 예술 활동을 펼쳤던 곳으로 대가야읍 쾌빈리에 12년 전에 개관하였다. 우륵은 왕산악, 박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가실왕의 명을 받아 정정골에서 12현금의 가야금을 만들었다. 대가야의 가실왕은 신라의 진흥왕과 비슷한 시기로 추정하며, 우리 민족 특유의 악기로 음악을 부흥시킨 문화적 성군(星君)이다. 가야금은 가야국의 거문고라는 뜻을 가진 악기로 길이가 151센티미터이며, 너비가 28.5센티미터의 오동나무로 된 울림판 위에 열두 줄을 매어 만든 현악기이다. 12줄은 12달을 나타내는 동시에 12음계를 고루 간직하고 있고, 음계의 조직이 과학적으로 오늘날의 오르간이나 피아노와 같다.

가야는 철이 많이 나는 땅이라 철기 문화가 발달했고, 철을 다루는 기술은 그 당시 최첨단 기술이었다. 그래서 가야는 한때 신라보다 더 부유했고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고, 수레 모양 토기, 굽다리 접시, 오리 모양 토기, 배 모양 토기 등이 있다. 그런데 신라를 돕던 고구려 광개토 대왕이 금관가야까지 쳐들어와 타격을 입고 몰락했고, 대가야가 가야 연맹을 이끌어 나갔지만 562년 대가야도 신라에 정복당하면서 5백 년 동안 지속한 고대국가로 남는다.

고령 대가야국 유적과 유물들 그리고 우륵박물관을 둘러보면서, 가야문화에 대하여 듣고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보람찬 날이었다. 전국에 흩어진 고대나 중세시대 선조들의 삶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저력을 알게 되고 인문학의 힘을 느꼈다. 요즘 하얀 뭉게구름 핀 파란 가을하늘 아래 황금빛 들판을 보니 살맛이 난다. 은빛날개 파닥이며 여유롭게 하늘높이 나는 고추잠자리와 여러 빛깔로 채색된 코스모스가 가을에 어울리게 함께 놀고 있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가을에는 많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눈을 감으면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인다. 가을바람이 따스한 기억으로 옛 마음을 들춰내기에 귀가하는 버스에서'가을의 창가에서'라는 필자의 시를 낭송해보았다. '하루의 지친 마음 /산등성에 묻어두고/ --- 잘 익은 햇곡식을/ 우마(牛馬)에 듬뿍 싣고서/ 웃음 짓고 오는 농부/ --- 토담 위 감나무 빨갛게 익고 / 텃밭 푸성귀에 밤이 내리면--- /농부의 눈언저리/ 이슬이 저민다.' 이렇게 좋은 가을, 우리 모두 풍년을 노래하며 인문학도 배운다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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