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위기 지사 살려 고향발전 온힘
전 직원 뭉쳐 기본 지키고 고객중심 업무로 지사 위기 탈피
가뭄 극복 양수사업 추진… 온암·본의저수지 차질없이 준공

유상선 한국농어촌공사 청양지사장./김준기
유상선 한국농어촌공사 청양지사장. / 김준기

[중부매일 김준기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유상선 청양지사장은 지난 2일 3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간 것 같다는 소회를 먼저 밝혔다. 청양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후 오랜 세월을 객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고향의 지사장으로 부임한 까닭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온 덕분이다.

그렇다고 유 지사장 앞에 꽃길만 펼쳐졌던 건 아니다. 취임하자마자 지사 효율화 방안에 따라 청양지사를 비롯해 충남도에서 3곳의 지사가 통폐합될 위기에 놓이는 일이 발생했다.

유 지사장으로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고향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 해보자는 꿈을 펼치기도 전에 크나큰 난관을 맞이한 것이다.

"고향에 있는 지사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왔는데 도리어 제 임기 때 문을 닫아야한다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청양지사를 살리는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유 지사장은 청양군에서 공공기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상실감을 주고, 지역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회사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하는 한편, 직원들과 함께 지사를 지켜내기 위한 묘책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민은 깊었지만 결론은 간단했다는 것이 유 지사장의 설명. 기본을 지키고, 고객중심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모두가 살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해답을 찾은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이전보다 더 열심히 사업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계속된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청양군과 긴밀하게 협의해 20여억 원을 확보, 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을 말라가는 저수지에 양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천장저수지 등 7개 저수지에 1일 최대 3만5천㎥을 확보, 올해까지 가뭄 걱정 없이 영농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한 장기간 공사를 진행했던 중규모의 남양면 온암저수지와 목면 본의저수지를 차질 없이 준공, 3백8십만㎥의 농업용수를 확보해 450ha의 논에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실시하게 됐다.

이밖에도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으로 40여억 원을 투입해 대평지구와 와촌지구의 경지정리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30억 원의 청양읍 정좌지구 배수개선사업과 노후한 수리시설의 개보수로 관산저수지를 비롯한 5개소에 총 140여억 원을 투입하는 등 농어촌공사 본연의 임무인 가뭄과의 전쟁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또한 새로운 분야의 개척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고객의 범위를 기존 지역 농민들에서 청양군민 전체로 확대시킨 것이다. 군에서 위탁시행중인 농어촌지역개발사업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었다.

'농어촌공사에서 이런 일도 하나?' 할 정도로 모두가 생소한 분야였지만 청양지사는 청양읍 등 5개 읍면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진화했다.

기초인프라 투자 및 특화발전을 위한 지역개발로 농촌주민의 삶의 질 제고와 공동체 활성화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역민은 물론 행정기관과 충분한 토의와 조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금년에 비봉면중심지활성화사업 준공을 시작하여 연차적으로 마무리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청양읍중심지활성화사업은 정부예산 80억 원을 투자해 지역공동체 문화 활동과 청년상권의 결합을 통한 중심지기능의 복원 및 확산을 위한 지역역량강화사업과 중심가로정비와 구 터미널 및 문화원 복원, 면 공관 리모델링, 상가 입면정비, 주차장과 소공원 등을 기반 정비하는 사업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문화 활동을 향상시키는 등 청양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사장의 욕심으로 사람은 그대로 인데 사업량은 훨씬 많아져 직원들이 고생했다"며 환하게 웃는 유상선 지사장.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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