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선택이라는 청년층, 인구재앙의 징후다
결혼이 선택이라는 청년층, 인구재앙의 징후다
  • 중부매일
  • 승인 2018.11.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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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혼식. / 클립아트코리아
결혼식.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사설] 한국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다. 새삼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없지만 취업에 대한 압박에 벗어난 낮은 연령층에서도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면 심각한 문제다. 어제 발표된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의 과반이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8.1%로 올해 처음 50% 이하로 떨어졌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이 초저출산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10대부터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인구감소현상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이유다.

조사결과를 보면 결혼관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했는지 알 수 있다. 결혼이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도 많지만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4%로 역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는 30.3%가 동의했다. 작년 6월 인크루트와 두잇서베이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결혼적령기인 20·30세대 절반 이상이 '결혼은 안 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사회처럼 결혼에 연연하기 보다는 동거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커플 세대가 40% 안팎에 달한다고 한다. 결혼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적당히 즐기면서 영혼이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도 법적인 결혼과 상관없이 사실혼 관계의 동거 부부와 그 자녀에 대한 제도적인 대우를 검토할 시기가 왔다.

결혼 기피현상이 늘어난 것은 청년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과도한 집값, 워킹 맘의 애환, 비정규직의 설움, 높은 벽에 막힌 양질의 직장은 젊은이들의 결혼관을 이룰 수 없는 환상으로 바꾸어놓았다. 몇 년째 지속되는 취업빙하기와 서민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결혼은 무거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결혼해도 이득이 없다는 인식을 갖고 결혼을 기피한다면 출산율은 추락하고 인구절벽은 심해진다. 청년취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정부의 경제정책부터 대폭 손질을 해야 한다. 정부가 청년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내에 일본기업을 모집해 개최한 '일본취업박람회'를 여는 것도 좋지만 일본정부가 어떻게 장기불황을 털어내고 경기를 되살렸는지 배워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결혼유무에 관계없이 자녀를 갖겠다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점과 정부의 출산지원제도도 법적인 결혼과 관계없이 비혼(非婚) 가정에게도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청소년^청년층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정부의 정책과 우리사회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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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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