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영대 독자·세종시 고은동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5일 청주일원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도 먼지 안개가 끼면서 공기가 탁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 김용수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5일 청주일원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도 먼지 안개가 끼면서 공기가 탁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 김용수

아내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할때는 자주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호흡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직장문제로 주변에 공장이 많은 충북 모 복합산업단지에 살다가 세종시로 이사한 것도 미세먼지 때문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힘들다 보니 삶의 질이 떨어지는것 같았다. 지인이 한국에서 살려면 꼭 필요하다가 해서 미세먼지 체크기도 구입했다. 하지만 봄에만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올해는 가을에도 심한것 같아 걱정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미세먼지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나도 댓글을 달고 싶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 젊은부부는 아이가 아파도 공기가 탁해 외출을 꺼린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미세먼지가 뇌졸중, 심장병, 폐암, 당뇨병, 치매, 우울증, 결막염을 일으키고 태아와 소아의 성장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내 역시 숨쉬기가 불편하고 때론 눈을 뜰 수가 없다고 투덜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엊그제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면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차량에 대해서도 강제로 2부제를 실시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모르겠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차량 2부제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또 중국은 2014년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금지와 제철소 감축, 차량 통행 통제, 석탄광산을 폐쇄하면서 대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대폭 감소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적극적이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도 대처도 소극적이긴 마찬가지인것 같다. 예전에 살던 동네는 주변에 공해를 배출하는 공장이 많았지만 제대로 단속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설사 단속해 처벌하고 심한 경우 폐쇄명령을 내렸어도 재판까지 가면 흐지부지 끝나는 사례를 보았다. 그러다보니 환경오염이 전국 최고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과감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미세먼지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주말에 아내와 함께 동내 뒷산을 산책하고 싶어도 미세먼지 때문에 꺼려진다. 우리 부부가 마음껏 산책하고 마스크없이 호흡할 수 있는 날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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